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혼란이 빚어지던 지난 8월 대권 재도전을 선언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계자 3명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군하며 혼란이 빚어진 상황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무능 탓이라고 비판해왔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보좌진은 대권 재도전을 공식 선언하면 방송 출연에 제약이 생기고, 정치자금 모금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보좌진은 대권 재도전 선언 시 민주당이 내년 중간선거 때 '프레임'을 만드는 데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공식후보가 아니어야 내년에 생각이 같은 공화당원을 더 효과적으로 골라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까진 보좌진의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간 힌트만 주는 전략을 택한 상황"이라면서 "실제 (입후보를) 선언하진 않으면서 (대권에) 재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드러내고 공직선거 후보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변 사람에게 “출마한 상태(I'm running)”라고 지속해서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동향을 보좌진에게 묻는 등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때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사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으론 이례적으로 정치자금 모금에도 적극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승인한 정치활동위원회(PAC)인 '세이브 아메리카' 등을 통해 모은 자금은 선거자금 법상 대선에 쓰일 순 없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을 지지하는 내년 중간선거 후보자에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WP는 설명했다. WP는 "최근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전·현직 보좌관 13명 가운데 10명이 그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하리라 생각했으며 2명은 홍보전략이라는 여겼으며 1명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