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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적 세탁하고 핀테크 악용하고…역외탈세 매년 1.3兆

[2021 국감]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국세청 자료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해외에서 소득을 은닉했다가 조세 당국이 적발해 과세한 돈이 8년 연속 1조 원을 넘어서고 한 건당 탈루액도 60억 원을 돌파했다.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방법에 더해 최근에는 핀테크 등 기술 금융을 이용해 역외 탈세를 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조세 당국도 갈수록 교묘해지는 탈세 기술에 맞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6일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역외 탈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세청은 연평균 222건의 역외 탈세를 적발해 1조 3,274억 원을 부과했다.



역외 탈세는 발생한 소득을 국내에 내야 하는데도 해외에 자산과 돈을 숨기고 세금을 내지 않는 범죄다. 보통 거래 당사자 가운데 어느 한쪽이나 양쪽이 국내 비거주자 또는 외국 법인이 되는 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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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이 같은 역외 탈세를 추적한 결과 최근에는 탈세가 더욱 과감해지고 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우선 국세청이 적발해 세금을 다시 부과한 금액은 지난 2013년(1조 789억 원) 1조 원을 넘어선 뒤 2019년(1조 3,896억 원)까지 7년 연속 증가했다. 2020년에는 역외 탈세 부과 세액이 1조 2,837억 원(192건)으로 줄었는데 이는 국세청이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전년(233건) 대비 적극적인 징수가 어려웠던 탓이다.

하지만 건당 탈루 금액은 66억 8,000만 원 수준으로 전년(약 59억 6,000만 원)보다 증가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2021년에는 역외 탈세 건수와 금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세청은 올해 국내 한 사모펀드의 대규모 역외 탈세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확인되면 올해 역외 탈루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뿐 아니라 국세청은 역외 비밀 계좌 운용과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한 신종 역외 탈세도 적발해 추적하고 있다. 국적 세탁, 페이퍼컴퍼니 설립 등 전통적인 역외 탈세 수법이 선진 금융을 통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일준 의원은 “과거에는 버진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가 조세 회피와 역외 탈세의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유형의 국제 거래가 복합적으로 혼재하는 등 탈세 수법이 교묘해지고 단속이 더 어렵게 됐다”며 “연 1조 원 이상 징수되는 역외 탈세에 대한 조세 당국의 철저한 대책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서울경제DB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서울경제DB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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