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원료 끊긴 반도체부품사…'셧다운 위기' 현실화

■ 동진쎄미켐 등 국내 소부장 기업 직격탄

中전력난에 공장 가동률 대폭 낮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부족

동우화인켐 등 현지 협력사 올스톱

수급 루트 막혀 생산 타격 불가피





중국 전력난으로 촉발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원료 수급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에 전력난을 이유로 공장 가동률을 대폭 낮추라고 명령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원료 가격이 2~3배 넘게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발 공급망 쇼크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들의 수급 루트가 단절되면서 국내 반도체 생산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동진쎄미켐이 중국 내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최근 웨트케미컬에 들어가는 인산 등 핵심 소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웨트케미컬은 세정·식각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공정용 케미컬이다. 수급 불안의 직접 원인은 중국 정부의 규제다. 소부장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9개 성에 전력 절감 규제를 시작했다"며 "동진쎄미켐에 전자재료를 공급하는 중국 협력사가 공장 가동률을 줄이면서 원재료 공급 절벽이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동진쎄미켐은 중국에서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생산 소재를 만들고 있다. 주 생산 품목은 에천트·웨트케미컬·시너스트리퍼 등이다. 중국 협력사들에서 원재료를 받아 소재를 생산하는데 수급에 차질이 생겨 공급망이 경색된 것이다.

중국 협력사들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일본·유럽 등의 원재료 공급사들에 수요가 몰리면서 반도체 생산 관련 소재의 글로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원료 공장이 가동을 줄이면서 일본·유럽에서 생산하는 원료 가격은 최근 20~30%가량 올랐고 일부 소재 가격은 2배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다. 웨트케미컬의 주요 원재료인 인산 가격은 최근 올 초 대비 3배 넘게 폭등해 핵심 제품 생산원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원재료 수급난은 동진쎄미켐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우화인켐·이엔에프테크놀러지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주요 소부장 기업들도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 협상력이 낮은 소부장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는 점이다. 동진쎄미켐·동우화인켐 등 규모가 큰 기업은 원가 상승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최종 납품 업체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하청 업체나 소규모 소재 기업은 2~3배 넘게 오른 원료 가격과 수급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기업은 폭등한 원료 가격과 관련해 최종 납품처에 가격 인상 교섭력이 있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가격 인상 부담으로 공장을 닫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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