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만에 정권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대원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내 경쟁 조직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7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 병력이 5일 밤 수도 카불 외곽에서 IS 은신처를 급습해 대원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통해 무기와 문서도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지난 3일에도 카불의 IS 은신처를 습격했다. 당시 무자히드 대변인은 "결단력 있고 성공적인 작전의 결과로 IS 센터는 완전히 파괴됐고 그 안에 있던 IS 조직원은 모두 사살됐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같은 날 앞서 카불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하자 IS 은신처를 공격하며 보복했고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카불 모스크 폭탄 공격 당시 현장에서는 무자히드 대변인의 어머니를 위한 추도식이 열리고 있었다. IS는 이후 이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IS도 이날 공격과 함께 동부 잘랄라바드 등에서 테러를 이어가며 탈레반을 자극하고 있다. IS는 6일 텔레그램 선전 채널을 통해 잘랄라바드에서 탈레반 대원 1명을 붙잡아 참수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잘랄라바드에서는 순찰하던 탈레반 대원 2명이 괴한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은 이 공격도 IS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IS 분파 조직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이지만 지속적으로 대립해왔다. 특히 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IS-K는 지난 8월 26일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약 180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