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로힝야족 8만 여명 '살기위해' 외딴 섬으로

방글라데시의 난민 캠프 포화상태 이르러

로힝야족 8만명 외딴 섬 새 주거시설로 이송

미얀마군의 ‘인종청소’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8만 여 명이 난민캠프 포화로 인해 외딴 섬 벵골만의 바샨차르섬으로 옮겨진다. /연합뉴스미얀마군의 ‘인종청소’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8만 여 명이 난민캠프 포화로 인해 외딴 섬 벵골만의 바샨차르섬으로 옮겨진다. /연합뉴스




‘인종 청소’로 학살과 인권침해에 내몰린 로힝야족 난민 8만 여명이 방글라데시의 외딴 섬으로 ‘살기 위해’ 옮겨간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로힝야족 난민캠프 인원을 분산하고자 메그나강 하구 벵골만 바샨차르섬에 마련한 새 주거시설에 8만여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샤 레즈완 하야트 방글라데시 난민구호위원회 위원장은 “몬순 우기가 끝나면 내년 2월 말까지 8만1,000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바샨차르섬으로 더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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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박해를 받아 왔다. 특히 지난 2012년 이후 로힝야족이 다수 거주하는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에서 라카인족과 로힝야족 사이에 일어난 유혈충돌을 계기로, 미얀마군의 로힝야족에 대한 잔혹하게 학살이 자행됐다. 이후 살기 위해 탈출한 로힝야족 수십 만 명은 난민이 됐고, 유엔(UN)은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규정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제공한 로힝야족 난민 캠프의 거주 시설. /연합뉴스방글라데시 정부가 제공한 로힝야족 난민 캠프의 거주 시설. /연합뉴스


미얀마 인접국 방글라데시는 지난 2017년 로힝야족 약 75만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당시 이들 로힝야족은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다. 그러나 콕스바자르 난민캠프 거주자 수가 100만명으로 불어나 포화상태에 이르자 방글라데시 정부는 외딴 섬 바샨차르섬에 새 주거시설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바샨차르섬에는 수도·전기 시설을 갖춘 주택과 모스크, 농경지, 병원, 경찰서, 학습센터 등이 설치됐다. 다만 바샨차르섬은 사이클론과 홍수에 취약하고 현지 생계 수단이 마땅치 않아 국제인권단체가 우려를 표해 왔다. 일부 로힝야족은 배를 타고 바샨차르섬을 탈출하다가 익사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난민을 배에 태워 이곳으로 보내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1만9,000명이 바샨차르섬으로 이주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2월까지 바샨차르섬에 약 10만명의 로힝야족이 살게 된다. 방글라데시 측과 유엔난민기구(UNHCR)는 9일 인도주의적 지원과 난민 생활 여건 감시 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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