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장동 의혹’ 사면초가 처한 경찰, 기세 회복 나서나

유동규 휴대전화 확보하고 관련 인물 줄소환

‘늑장수사’ 비판 직면했던 경찰…수사 속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심기문기자경기남부경찰청./심기문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검찰에 수사 주도권을 뺏기며 체면을 구기는 듯 했으나,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사라진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 체면회복에 나섰다. 5개월간 ‘뭉개기 수사’를 진행해 핵심 인물들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줬다는 비판을 받아온 경찰이 전방위적인 수사로 의혹 규명에 성공할지 관심이 몰린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 7일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 할 때 사라진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사라진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진 전화기다. 유 전 본부장은 ‘술에 취해 던졌다’고 했으나 핵심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인멸하려고 했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도 폐쇄회로(CC)TV 분석으로 사라진 휴대전화의 행방을 찾으려 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하지만 관련 고발을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마자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은 CCTV 분석으로 건물 인근 인도로 한 물체가 떨어지는 것과 이를 한 시민이 주워가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시민의 행적을 쫓아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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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찰은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 이한성 대표를 전날 불러 조사한 데 이어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 모 씨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를 연달아 소환조사했다. 이한성 대표와 이 씨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에 관여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 씨는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에게 10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곽 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 퇴직할 당시 성과급과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곽 의원과 곽 씨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화천대유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흐름이 포착됐다며 경찰에 통보한 이후 5개월 넘게 수사를 뭉갰다는 비판을 받아 사면초가에 몰렸던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며 위신 회복에 나섰다. 경찰은 5개월간 제대로 된 소환조사와 강제수사를 하지 않아 관련 인물들이 증거를 인멸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뒤늦게 수사에 뛰어든 검찰이 선제적으로 화천대유,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관련 회사와 기관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의 주도권을 뺏겨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경찰의 늑장 수사는 대표 수사기관인 경찰이 권력형 비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했다. 특히 대형 사건을 수사할 능력마저 부족하다는 비판은 치명적이었다. 이번 사건의 ‘스모킹건’으로 불리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관련 인물의 줄소환으로 경찰은 체면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줄소환을 하더라도 여전히 수사의 주도권은 검찰에 있는 터라 주도적으로 대장동 의혹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다. 자칫 3기 신도시 투기 사건처럼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을 입건하지 못한 채 ‘맹탕’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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