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울 세계산림총회 D-200] 민둥산을 숲으로 바꾼 한국, 기후위기 해법 제시한다

탄소 흡수원으로 산림의 역할 강조

온실가스 배출 후진국 이미지 벗고

국제 산림 협력 경험 등 공유 계획

160여개국 1만3,500여명 참가

산림청, 준비 상황 등 홍보에 총력

최병암(왼쪽 네 번째) 산림청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의 부대행사로 열린 산림 특별세션에서 탄소배출 제로와 인류 평화를 위한 산림의 역할을 강조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최병암(왼쪽 네 번째) 산림청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의 부대행사로 열린 산림 특별세션에서 탄소배출 제로와 인류 평화를 위한 산림의 역할을 강조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




제15차 세계산림총회 추진 일정. /산림청 제공제15차 세계산림총회 추진 일정. /산림청 제공




남태현(앞줄 왼쪽 다섯 번째) 산림청 차장이 지난달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국제홍보단’ 발대식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남태현(앞줄 왼쪽 다섯 번째) 산림청 차장이 지난달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국제홍보단’ 발대식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


최병암(앞줄 왼쪽 다섯 번째) 산림청장이 유럽연합 등 16개국 주한 유럽대사를 국립수목원으로 초청해 ‘제15차 세계산림총회’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최병암(앞줄 왼쪽 다섯 번째) 산림청장이 유럽연합 등 16개국 주한 유럽대사를 국립수목원으로 초청해 ‘제15차 세계산림총회’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



글로벌 기후위기를 맞아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비롯한 기후대응 전략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한국이 산림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는 국제행사가 열린다. 내년 5월 열리는 ‘제15차 세계산림총회’를 통해 세계 최빈국에서 산림녹화에 성공한 한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한편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주도하는 선도국가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2일 산림청에 따르면 내년 5월 서울에서 제15차 세계산림총회(WFC)가 개최된다. 6년마다 열리는 세계산림총회는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주관하는 국제행사로 ‘산림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세계산림총회가 개최되는 것은 앞서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8차 총회 이후 44년 만이다.

산림청은 제15차 총회를 올해 5월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내년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내년 행사에서는 ‘숲과 함께 만드는 푸르고 건강한 미래’를 주제로 산림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및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서 산림의 역할을 집중 논의한다. 전세계 160여개국에서 1만3,500여명이 참여한다.

세부행사로는 △산림 훼손의 흐름을 바꾸는 노력 △기후변화 대응 및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가는 녹색경로 △숲과 인류의 건강간 연계성 확인 △산림정보·지식의 관리 및 소통 △경계를 초월한 산림 관리와 협력 등이 열린다. 이어 정부, 국제기구, 민간 전문가 등이 5일 간 과학기술회의를 진행하고 산림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을 구체적인 해결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재인 산림은 깨끗한 물과 공기를 제공하는 천연자원이다. 홍수와 가뭄을 예방해주고 다양한 생태계를 조성해 동식물의 서식처 역할도 도맡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산림이 파괴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우수하고 효율적인 탄수 흡수원으로 꼽히는 산림의 기능이 약화되면 사람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나고 이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 확산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숲과 인간의 연계성에 대한 관심이 대폭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특히 인류의 건강과 산림 생태계를 위해 인류의 생명은 환경과 밀접하다는 ‘원헬스’(One Health) 전략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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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COP26 의장국인 영국은 지난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78%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최근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제시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를 감축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확대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산림의 지속가능성 증진, 도시숲·연안습지·갯벌 등 신규 탄소흡수원 확보를 제시하며 산림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탄소중립 국가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기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11위이고 누적 배출량도 13위를 달리고 있다.

산림청은 이번 세계산림총회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받아온 온실가스 배출 후진국의 이미지도 탈피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토의 63%에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경험을 기반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산림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방침이다. 또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지금까지의 국제 산림협력 경험과 산림녹화 노하우를 공유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행사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산림을 통해 국가 간 평화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평화산림이니셔티브’와 산불 재난에 국가 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협력체계를 만들기 위한 ‘산불포럼’이 대표적이다.

산림청 세계산림총회 준비기획단은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전세계에 총회를 알리기 위한 홍보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부터 국내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대학생을 중심으로 ‘세계산림총회 국제홍보단’을 가동하고 총회 주제와 준비 상황을 각국에 소개하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제15차 세계산림총회 D-200일을 맞아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산림총회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중한 숲 사진 인증’을 주제로 글로벌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다.

세계산림총회는 각국 대표단만 참석하는 정부 회의체가 아니라 국제기구·학계·산업계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개방형 회의이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산림청은 세계산림총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받으며 11월 말까지 신청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세계 각국의 산림 정책과 산림 기술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을 행사기간 중 무료로 개방하며 전시부스는 올해 말까지 등록 신청을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세계산림총회는 5일 간의 행사가 끝나면 각 세션을 통해 진행한 논의사항을 정리해 전세계 국가와 지역에서 적용 가능한 광범위한 권고사항을 도출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선언문과 메시지를 발표한다. 이러한 결과물들은 국제사회에 배포돼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 의사결정자의 인식을 전환하고 탄소중립 달성과 기후변화 대응을 이끄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은식 산림청 세계산림총회 준비기획단장은 “한국은 ‘한강의 기적’과 더불어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산림녹화를 달성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산림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제15차 세계산림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기후위기 시대에 한국이 산림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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