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시드(출전권) 확보를 위해 지켜야 하는 상금 순위는 60위. 박결(25·삼일제약)은 현재 73위다. 60위 안에 들지 못하면 ‘지옥의 시드전’에 끌려가야 하고 떨어지면 내년 시즌 1부 무대를 뛸 수 없다. 시즌 막바지라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마음은 급해지게 마련. 시드전으로 밀릴 위기에 몰린 박결이 등까지 내려오던 긴 머리카락을 목 길이로 짧게 자른 채 젖 먹던 힘을 짜내고 있다.
박결은 14일 전북 익산CC에서 계속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1개)로 13점을 얻었다. 합계 25점으로 안나린(25), 조아연(21), 하민송(25)과 공동 3위다. 이틀째 단독 선두를 달린 27점의 한진선(24)과는 2점 차, 26점의 2위 이소영(24)과는 단 1점 차다. 이번 대회는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 보기 이상 -3점인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박결은 2015년 데뷔 후 한 번도 시드전으로 내려간 적 없다. 하지만 2018년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으로 따낸 2년 시드도 지난 시즌으로 만료돼 올해는 보호막이 없다.
몰아치기만이 답인 상황에서 박결은 부지런히 점수를 쌓았다. 200m 조금 넘는 짧은 드라이버 샷을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로 극복한 라운드였다. 3번 홀(파4) 165야드 거리에서 핀 3m에 떨어뜨려 버디를 잡고 7번 홀(파4)에서는 9m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었다.
전날 나란히 6점으로 공동 51위에 그쳤던 박민지(23)와 박현경(21)은 이날 똑같이 14점을 보태 반등에 성공했다. 합계 20점으로 공동 12위다. 버디 8개(보기 2개)를 잡은 시즌 6승의 ‘대세’ 박민지는 “전반기 좋았을 때의 퍼트 감과 비슷했다. 이 감이 3·4라운드로 이어지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버디만 7개를 작성한 박현경은 “고향에서의 경기가 부담도 됐다. 오늘은 많이 내려놓고 플레이 하니 안 떨어지던 퍼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익산CC는 박현경이 초등학생 때부터 수십 번 라운드 한 홈 코스다.
김민선(26)은 ‘이글의 힘’으로 3라운드에 진출했다. 컷 통과 커트 라인이 10점이었는데 김민선은 11점으로 통과했다. 한꺼번에 5점을 준 17번 홀(파5) 이글이 김민선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