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해소가 급한 중국이 미국산 천연가스를 다시 수입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7일(이하 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시노펙)와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등 국영기업을 포함해 최소 5곳의 중국 에너지사가 셰니어에너지·벤처글로벌 등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업체와 수입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실제 계약이 성사된다면 중단됐던 미중 간 천연가스 교역이 재개됨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앞서 무역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 양국 간 천연가스 교역은 중단된 바 있다.
양측은 올해 초부터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이 심각해지며 중국이 대체 연료 확보가 시급해지자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것이다. 중국 측은 특히 안정적인 LNG 수급을 위해 장기 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계약 규모는 연간 최소 400만 톤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 천연가스가 아시아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도 중국이 장기 계약을 서두르는 요인이다.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 가격(JKM)은 지난해 10월 100만 BTU당 5.2달러에서 이달 6일 56.3달러로 10배 이상 급등한 뒤 현재는 37달러대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 경색 정도가 덜한 미국 천연가스 현물 가격은 13일 현재 100만 BTU당 5.6달러이며 운송비 등을 포함해도 10달러 수준이다.
중국이 오는 2060년 탄소 중립 달성을 공언한 것 역시 이번 계약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천연가스가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브리지 연료’ 역할을 하는 만큼 중국 내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가스 부족 사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점은 이번 협상의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미국 천연가스 업계는 미 에너지부에 “올겨울을 대비해 수출용 LNG 물량의 상당수를 내수용으로 돌려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