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대장동 시작·끝’ 남욱 체포…‘50억 약속클럽’ 등 퍼즐 맞춘다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시작과 끝' 남 변호사 체포

유동규에 뇌물공여 약속, 성남도개공 배임 등 조사

모르쇠 전략 나설 가능성도…유씨, 구속적부심 청구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영종도=이호재 기자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영종도=이호재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키맨’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귀국하던 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이던 남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구속 기소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수사가 부실하다는 비판 속에 남 변호사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로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에 대한 퍼즐 맞추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새벽 5시께 인천 국제공항에서 남 변호사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 유 전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4인방’ 중 한 명인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와 함께 지난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에 참여해 의혹의 시작과 끝을 자세히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그간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검찰은 우선 남 변호사의 체포영장에 적힌 뇌물 공여 약속,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 기한이 임박한 유 전 기획본부장을 오는 20일까지 재판에 넘길 계획이라 ‘허술한 공소장 제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남 변호사를 상대로 누락된 내용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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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내용을 토대로 남 변호사가 김 씨와 함께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는 대가로 유 전 기획본부장에게 수익의 25%(약 700억 원)를 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 원대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도 보고 있다. 다만 김 씨와 유 전 기획본부장은 ‘700억 원 약정설’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남 변호사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줘야 할 돈이 400억 원부터 700억 원까지 바뀌었다’는 취지로 말했으면서도 녹취 당시에 현장에 없었다고 말을 흐린 상태다.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검찰은 남 변호사의 진술을 통해 혐의의 빠진 고리를 채우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 변호사는 김 씨의 혐의 중 하나인 ‘50억 약속 클럽’에 대해서도 “김 씨가 350억(7명) 원 로비 비용이 든다는 얘기, 비용 문제로 다툴 때 ‘이게 큰일 나겠구나 생각했다”며 김 씨 주도의 로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남 변호사가 ‘모르쇠’ 전략을 취할 여지도 남아 있다. 핵심 인물 간 혐의가 겹치는 만큼 누구 하나 입을 열면 큰 틀에서 전체적인 범죄 사실이 드러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앞서 조사를 받은 정 회계사와 유 전 기획본부장, 김 씨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면서도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 함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들이 끝까지 입을 닫는다면 검찰의 최종 목표인 ‘윗선 개입’ 규명도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여러 정황상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비리 개입, 인지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물증이 없다면 결국 무위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15일과 18일 두 차례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고 시장실이나 시장 비서실이 빠져 있어 맹탕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유 전 본부장 측은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나오는 뇌물을 받았거나 컨소시엄 선정 시 조작이나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의 배임 행위도 없었고 검찰의 소명이 부족함과 도주, 증거인멸 우려도 구속 이후 수사 협조로 사실상 사라졌다”며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유 전 기획본주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심사는 19일 오후 2시 10분 열린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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