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소수의 민간 업체에 수천억 원의 이익을 몰아준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에 대해 “당시로선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 같은 사업구조는 민간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하나은행이 짰고 투기세력들은 SK증권 뒤에 숨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성과는 내 공로고 불법은 모르는 일이냐”고 질책했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천대유 등)개발업자들은 지분 뒤에 숨어있었고 수천억 원의 이익 배분은 주관사들이 결정했다”며 “하나은행그룹이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설명했다. 천화동인 1~7호에 대해서는 “SK증권 뒤에 숨고, 특정금전신탁 뒤 3중 차단막 속에 숨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당시(2015년)를 기준으로 보면 (개발이익) 70%를 환수하는 게 절대 잘못한 게 아니고 부족한 게 아니라고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지사는 “대장동 설계는 제가 한 것이 맞다”라며 “제 설계는 공공환수액, 보장책 이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이날 이 지사와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의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재선이 되면 유동규를 사장 시켜준다는 녹취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유동규는 (사장대행을)4개월 했고 사장 시킨 적이 없다”고 맞섰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서는 “업무를 맡긴 가까운 사람”이라고 인정하며 “수치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청와대보다는 감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그러자 “돈 받은 사람이 범인”이라며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면 밝혀질 일이고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는 국민의힘”이라고 역공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 등은 이날 국감에서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는 말을 연상했다”며 “국민의힘이 민간 개발을 하고 공영 개발을 막았다”며 “민주당 관계자는 누구도 없다”고 말하며 이 지사를 철통 방어했다.
이 지사와 여당을 보다 못한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성과는 내 공로로 불법행위는 모르는 일이고, 상상을 초월한 이익은 예측할 수 없었다는데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