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유럽 내 산업 수요를 주도하는 독일과 영국에서 약진했다. 올해 코로나19 재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등 연이은 악재에도 아이오닉5·니로EV 등 친환경 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연간 최고 점유율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19일 독일자동차공업협회(VDIK)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들어 9월까지 독일에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12만 9,25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늘어난 7만 9,773대, 기아는 5.4% 증가한 4만 9,484대를 팔았다. 이 기간 독일 시장 규모가 1.2% 역성장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은 0.58%포인트 상승한 6.4%가 됐다.
특히 지난달 현대차는 1만 359대를 팔아 폭스바겐(3만 1,002대), BMW(1만 6,487대), 메르세데스벤츠(1만 3,734대), 오펠(1만 3,222대)에 이어 독일 판매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10위에서 순위가 무려 5계단 뛰었다.
현대차·기아는 독일 정부의 친환경 차 장려 정책에 발맞춰 올해 전기차 아이오닉5·EV6를 비롯해 투싼 PHEV, 싼타페 PHEV, 쏘렌토 PHEV 등 친환경 신차를 잇달아 내놓았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5는 5월 현지 출시 이후 9월까지 누적 판매량 3,348대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코나 일렉트릭도 1만 3,819대가 팔렸다.
영국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39.9% 증가한 5만 2,931대, 기아는 29.6% 늘어난 7만 4,096대를 각각 판매했다.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1~3분기 7.6%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9.7%로 2%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현지 판매 순위는 현대차가 13위에서 9위로, 기아는 8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독일과 영국에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한 77만 1,145대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시장점유율은 8.4%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럽에서 첫 7%대 점유율을 달성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연간 최고 점유율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8월 유럽 진출 이래 처음으로 월간 점유율 10%를 넘어선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월간 점유율을 11.1%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가 아이오닉5 출시로 전용 전기차 브랜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기아가 올해 초 신규 사명·로고를 공개한 것이 유럽 내 판매 신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를 확대해 유럽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유럽에 진출한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와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신차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