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되살아난 좀비기업 10곳 중 4곳, 다시 재무취약상태 빠져

한은 "회생 확률 15~36%에 그쳐"

취약상태 오래되거나 잦을수록 정상화 어려워

"한계기업 구조조정, 장기실적 봐야"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 기업이 정상 상태로 전환했더라도 대부분 다시 어려움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계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날 확률은 15~36%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한 번 재무 취약 상태에 놓이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계기업 구조 조정 문제는 일시적인 정상화가 아니라 장기적인 경영 실적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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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기업 재무상태 전환의 주요 특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 조정을 진행할 때 회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기존 연구 방식은 한계기업이 정상화 이후에도 영업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한계기업은 업력 10년 이상인 기업 중에서 3년 이상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연구진은 한계기업도 상태 의존성을 지닌다고 봤다. 구직자가 실업 기간이 길거나 실업 경험 횟수가 많을수록 미래에도 실업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데, 기업도 재무 취약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과거 취약 상태 경험이 많을수록 정상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재무 취약 기업이 정상화될 확률은 재무 취약 상태 1년 차일 때 39.9%지만 7년이 되면 13.6%까지 추락한다. 특히 한계기업의 10년간 상태 변화를 추적한 결과 기업 상태 전환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한계기업의 36.4%는 한 번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폐업하거나 한계상태가 지속된다. 나머지 한계기업 중 35.9%는 한 번 이상 정상화됐지만 10년 안에 다시 재무 취약 상태에 놓이거나 폐업하고, 10년 후에도 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곳은 27.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용민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기업 구조 조정에서 일시적 정상화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어떠한 경영 실적을 보이는지를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충격 특성을 감안해 코로나19 이후 한계 상태에 진입한 기업들의 회생 가능성을 보다 엄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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