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법정최고금리가 4%포인트(p) 인하됐지만 카드사들의 신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인해 조달 금리가 상승하자 카드사들이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성이 높은 고금리 위주로 영업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 카드대출상품 수수료율 공시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KB·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와 NH농협카드의 지난달 신규 카드론의 평균(대출금액 가중평균) 금리는 11.46∼15.43%였다.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7월 7일)되기 전인 6월의 12.45∼13.52%와 비교하면 카드론 가중평균금리의 하단은 0.99%p 내렸지만 상단은 오히려 2%p 가까이 상승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카드론 가중평균금리는 6월 13.00%에서 지난달 11.46%로 1.54%p 하락했다. 하지만 대다수 카드사의 가중평균금리는 올랐고 카드론 금리를 내린 곳도 인하 폭이 미미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2.76%에서 12.60%로, NH농협카드는 13.07%에서 12.99%로 각각 내렸지만 하락 폭은 0.2%p에도 못 미쳤다. 롯데·삼성·우리·현대·KB국민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올라갔다. 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52%에서 15.43%로 석달 만에 1.91%p나 뛰었고, 현대카드도 12.77%에서 13.39%로 높아졌다. 우리카드(12.45%→12.85%), 삼성카드(12.67%→12.93%), KB국민카드(13.22%→13.50%)의 카드론 평균금리도 올라갔다.
최고금리 인하에도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인한 카드사의 영업 조정과 조달 금리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출 여력이 충분치 않은 카드사들이 대출 영업·집행 대상자를 중·저신용자로 조정하면서 카드론 금리가 올라갔다”며 “당국 압박에 8∼9월 대출총량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조정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카드론 평균금리가 내려간 신한카드의 경우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선별적 영업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카드론 평균금리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했고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를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카드론 증가 억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