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건의 대형 승용차를 중고 거래했을 때 중고차 딜러가 판매할 경우 직거래보다 35% 가량 더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25일 나왔다.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간한 ‘2020년 국내 중고차 거래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연식, 주행거리, 배기량 등이 똑같은 대형 승용차 A모델을 당사자 간 직거래 했을 때 1,564만원으로 거래된 반면 중고차 매매업자와 거래했을 때는 2,113만원에 매매됐다.
중형 승용차 B는 딜러 거래가 2,141만원으로 직거래(1,635만원)보다 31% 더 비쌌다. 소형 승용차 C 역시 딜러 거래가 1,114만원으로 직거래(883만원)보다 26%더 비쌌다. A·B·C는 중고 판매대수가 가장 많은 모델 중 주행거리 5만㎞, 연식이 3년 이하인 차량을 기준으로 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최종소비자에게 판매된 중고차 대수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251만대로 나타났다. 이 중 54.7%인 137만6,000대가 당사자 간 거래, 나머지가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였다. 매매업자를 통한 평균 거래가격은 1,126만원, 직거래는 604만원으로 약 522만원 가격 차이가 났다.
중고차 시장에서 국산차 거래의 성장세는 정체된 반면 수입차 거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 내 국산차 비중의 경우 2018년 88%에 달했으나 2020년에는 85.8%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수입차 비중은 2018년 12%, 2019년 13%, 2020년 14.2%로 증가하는 추세다.KAMA는 중고차 시장에 일찍 진입한 독일 브랜드의 사례를 들어 “인증 중고차 제도로 차량 성능점검, 무상보증 등으로 소비자의 중고차 거래 불안감을 해소해주면서 중고차 경쟁력 확보와 신차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선순환을 구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우리 중고차 시장의 경우 이중 가격 등으로 외국과 달리 당사자 간 거래가 55%에 달하는 점은 이 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의 조속한 중고차 시장 참여와 인증으로 점검, 부품교체, 무상보증 등으로 이어지는 중고차 부가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의 지불에 걸맞은 중고차 품질을 보장함으로써 시장 신뢰 제고는 물론 우리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도 높여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