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4인의 신원이 유해 발굴 10여년만에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09~2011년 강원 인제·화천·양구 및 경북 칠곡 지역에서 발굴한 유해 4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유해는 각각 고(故) 송달선 하사, 김시태·정창수·임석호 일병이다.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하고, 이후 전사자들을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다.
송 하사는 한국전쟁 당시 5살이던 아들을 남겨두고 참전했다. 이후 1951년 5월 7~13일 강원 인제리 북면 용대리 설악산 저항령에서 벌어진 ‘설악산 부근 전투’에서 전사했다. 김 일병은 스무 살에 입대했다. 그후 1950년 8월 3~29일 경북 칠곡군에서 진행됐던 ‘다부동 전투전투'에 투입돼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다가 전사했다. 정 일병은 일본에서 출생후 광복을 찾은 한국에 가족과 함께 돌아왔다. 그는 18세에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참전했으며 1950년 10월 4~8일 벌어졌던 '춘천-화천 진격전'에서 전사했다. 또 다른 유해신원 확인자인 임 일병은 지난 1951년 8월18일부터 10월 1일 가장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됐던 백석산 전투 도중 전사했다.
이번에 고인들의 신원 확인이 가능했던 결정적 단서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였다. 특히 송 하사의 아들은 지난 2019년 지역 보건소를 찾아 전사자 유해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에도 동참하는 등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다가 지난해 별세했다. 고인의 며느리인 양금자 씨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아버님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아버님을 잘 모실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179명의 유해에 대해 신원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