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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본상] 미우관

켜켜이 쌓여온 청춘의 기억을 되살리다

옛 흔적을 남기는 일에 설계 초점

건물 배치까지 과거 모습들 참고

미우관 전경. 붉은 벽돌로 지어진 주변 건물과의 어우러짐을 위해 건물 외부를 어두운 주황빛이 도는 벽돌로 마감했다./ 사진작가=박영채미우관 전경. 붉은 벽돌로 지어진 주변 건물과의 어우러짐을 위해 건물 외부를 어두운 주황빛이 도는 벽돌로 마감했다./ 사진작가=박영채




‘아름다운 친구들의 집’이란 의미의 연세대학교 미우관은 1972년 재미 동문들의 기부로 지어져 여학생 기숙사로 활용됐던 건물이다. 이후에는 용도가 바뀌어 학생이 주축이 되는 대학언론사와 함께 주로 평생교육원이 자리잡았다.



이 곳에서 학내 언론을 책임지는 학생들이 마감을 위해 밤을 새우기도 했고, 40대 이상의 중년 학생들이 만학의 열정을 뿜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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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옛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은 미우관은 옛 흔적을 남기는 일을 설계의 중심에 뒀다. 동문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미우관 부지에 조성된 벚꽃 동산을 온전히 보존했다. 건물 내부에서도 봄이면 하얀 빛, 여름이면 초록빛을 내뿜는 나무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벚꽃 동산을 중심으로 라운지와 홀 등 공용 공간의 위치와 크기를 조절했다. 건물 배치 또한 옛 건물 모습을 참고해 추억과 현실 간의 이질감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주요 과업으로 삼았다. 모두 붉은 벽돌로 지어진 어학원과 국제학사 등 주변 건물과의 어우러지기 위해 건물 외부는 어두운 주황빛이 도는 벽돌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이화여대 후문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연세대 주요 녹지 공간인 청송대까지 붉은 계열의 벽돌 건물이 주를 이루게 돼 지역 일대가 색채적 통일감을 갖추게 됐다. 건물 내부 로비 외벽은 유리로 마감해 수십 년 된 나무들이 자라는 주변 환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고, 유리 색깔은 어둡게 마감해 건물 외관의 주를 이루는 벽돌들과의 조화를 고려했다.

추후 미우관에는 평생교육원과 한국어어학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두 기관의 주 학생층은 40대 이상의 일반인과 20대 초반 외국인으로 다르다. 설계자는 두 집단이 서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진출입구를 따로 두되, 공용 공간에서 건물 이용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동선 또한 서로 두 학생 집단이 자연스레 교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신현보 심사위원은 “대학 캠퍼스는 많은 세대의 기억이 적층되어 가는 장소”라며 “새 건물은 과거의 기억을 지우는 대신 오히려 적극적으로 과거의 기억과 소통하려 노력했다”고 평했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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