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역설...우리·농협 실적도 '신기록'

가수요 몰리며 가산금리 끌어올려

우리금융 3분기 누적 순익 2.2조

농협금융 1.8조...작년 실적 추월

KB·하나 이어 사상 최대실적 경신





KB·하나금융그룹에 이어 우리·NH농협금융지주도 올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25일 당기순이익을 발표하는 신한금융도 견조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여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일제히 사상 최대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금리 상승, 자회사의 고른 성장 등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하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가수요가 몰리면서 대출 총량이 늘고 금리도 밀어 올려 규제가 되레 금융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 1,9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7% 급증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이미 상반기 기준 1조 4,2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인 1조 3,070억 원을 뛰어넘은 데 이어 3분기에도 7,786억 원의 실적을 추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며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농협금융지주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 8,247억 원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 7,359억 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4.9% 늘었다. 농협금융 역시 올해 사상 최대 순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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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나오는 신한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1조 1,460억 원으로(에프앤가이드 추정) 3분기 누적으로 3조 5,900억 원을 기록해 KB금융(3분기 누적 3조 7,722억 원)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4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도 3분기까지 2조 6,815억 원을 벌어들여 올해 사상 최대 기록을 예고했다.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예고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증권·카드 등 계열사 실적 호조 등 때문이다. 우리금융을 보면 맏형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 9,86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1.4% 뛰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카드도 1,750억 원으로 63.6%, 우리금융캐피탈도 1,290억 원으로 44.1% 불어났다. 농협은행도 1조 2,375억 원으로 10.9% 상승했고 NH투자증권이 7,425억 원을 기록하며 48.1%, 농협생명이 1,142억 원으로 77.6% 급증했다.

대출 총액이 빠르게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우리은행의 총대출액은 3분기 말 현재 286조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8% 늘었고 농협은행의 대출채권(원화·외화·기타대출채권 합산) 역시 285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8.8% 불어났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매년 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세우는데 일부 은행의 대출 중단으로 수요가 쏠리고 언제 대출이 막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수요까지 몰리면서 대출 총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났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준수하기 위해 실제 시중금리 상승분보다 가산금리를 더 붙였고 그 결과 관련 이자 이익도 늘어났다.


이태규 기자·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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