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가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 성공 여부가 내년도 세계 경제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라고 지목했다. 전후 최대 규모로 추진했던 통화·재정 정책의 정상화가 본격화되면서 급격한 정책 전환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8일 ‘2022년 세계 경제·국제금융 주요 이슈 및 전망’ 설명회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4.7%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6.0%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2015~2019년 평균(3.4%)을 상회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4.1%, 내년 3.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잠재 수준을 넘는 4.5% 성장을 예상했다. 공급망 불안이나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점진적으로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로존은 내년 4.5%로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국가나 부문별 회복 격차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특히 관광업 피해가 컸던 스페인 회복 속도가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내년 1분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연간 2.5%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은 정책 리스크로 올해(8.3%)보다 크게 하락한 5.5% 성장을 내다봤다. 부동산·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한 규제 등으로 경제심리가 위축됐다는 평가다.
내년 가장 큰 이슈로는 위드 코로나를 꼽았다. 최근 주요국은 높은 백신 접종률과 안정적인 확진자 증가세, 추가 변이 바이러스 출연 억제 등 조건 아래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나선다. 문제는 위드 코로나 성공 여부다. 위드 코로나가 성공한다면 글로벌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높아지겠지만 실패 시 방역 재개로 되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방역과 경제가 복합방정식인 만큼 각국 상황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정상화 정책과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화·재정 정책 정상화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선진국은 재정정책 축소에 이어 자산매입 축소를 본격화하고 있고 신흥국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상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성장과 물가 간 상충관계를 고민하다가 정책대응이 빨라지거나 시기를 놓치면서 급격한 정책 전환이 이뤄지면서 시장 불안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이번 통화정책 정상화는 과거와 달리 물가 경로가 불확실한 환경에서 시작되는 만큼 불안 요소가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세계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급망 차질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봤다. 국가나 산업별로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데 특히 섬유 의류, 석유 화학, 자동차 등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경제 회복은 안 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