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시작된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의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심 공약 반영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최근 전 국민에게 30만~5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1일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그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 국가의 관료와 정치인이 할 일”이라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압박했다. 이에 야당이 “대선 전 매표 행위”라고 제동을 걸면서 ‘금권 선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추가 세수를 기초로 국민 지원이 이뤄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제안에 대해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무상 복지로 인기를 끌어온 이 후보의 현금 살포 포퓰리즘의 끝판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소득 하위 88% 국민(경기도는 100%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카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도 국가 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는 등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는 시점이다.
국회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저지해야 한다. 국회가 예산을 증액하려면 헌법 규정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일 대선 직전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면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금권 선거의 공범’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다.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31일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신중하게 답변했다. 그는 그동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며 선별 지급을 주장하다가 번번이 번복하면서 ‘홍두사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홍 부총리는 공정 선거와 재정 건전성을 위해 직을 걸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