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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기능경기대회 덕분에 현실의 벽을 넘어 꿈을 이루다

중증장애인 김희동씨…장애인기능경기대회 입상이 디자이너 꿈을 이루는 큰 자양분 역할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난 김희동씨(여, 91년생)가 제37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시각디자인과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전자출판 2개 직종에 참가해 눈길을 끈다.





김희동씨는 근육 수축이 심한 중증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다. 출산의 어려움으로 인해 그녀는 탄생과 동시에 죽음을 예고 받았고, 누구보다 삶의 쓴맛을 일찍 맛보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희망을 잃지 않고 담대함을 갖도록 이끌어 주셨고, 스러져가던 불씨가 바람에 되살아나듯 부모님의 사랑으로 삶에 대한 용기를 품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어릴 때 꿈은 책을 만드는 ‘편집 디자이너’였다. 출판사에서 일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문학과 예술을 접하며 꿈을 키웠다. 편집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디자인 실력뿐 아니라 학문적 이해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철학과 예술 관련 교양 강의를 들으며 다양한 감각을 키웠다. 졸업 후 체계적으로 디자인 공부를 한 덕분에 2016년 출판사에 입사했고, 월간지와 각종 인쇄물 디자인을 담당하며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후 가정형편 등으로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공공부문 취업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대학시절 공공기관 인턴 경험을 토대로 공기업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인턴 채용에 합격했고 2018년 1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성실히 근무했다. 민원인을 안내하고 각종 행정업무를 보조하는 일은 매우 즐거웠다. 그러나 꿈을 향한 열정은 생각보다 무척 강렬했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인 업무에 대한 그녀의 그리움은 점점 커져갔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 1위, 현실의 벽을 넘어 어엿한 프로 디자이너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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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1위 입상은 그녀가 디자이너로서 취업하는데 큰 자양분이 되었다. 입상을 계기로 교육 기관의 콘텐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디자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책자, 캐릭터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좋은 환경과 성실한 직원들 사이에서 능력으로 인정받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녀에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수상 경력은 현실의 벽을 넘어 꿈을 이루는 기회가 되었고, 덕분에 어엿한 프로 디자이너로 첫 번째 챕터를 열었다.




이제 그녀는 두 번째 꿈을 그리고 있다. 바로 '돕는 사람'이다. 두 번째 챕터 역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시작했다. 경기맞춤훈련센터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올 1월 경기맞춤훈련센터에서 진행한 이커머스 창업 교육을 수료해 현재 ‘디자인스튜디오 수소’라는 디자인 전문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당당한 여성 산업디자인 소상공인으로서 관공서를 중심으로 책자?포스터?브로슈어 등 각종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기능경기대회 시각디자인과 국가대표 선발전 전자출판 직종에 도전




이번 대회에서 제37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시각디자인과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전자출판 2개 직종에 도전하는 그녀는 “좋은 디자인과 서비스로 사회에 따뜻한 힘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도전과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로 한국 기능 인력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는 김희동씨를 포함,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인 909명의 참가자가 54개 직종에서 자신의 실력을 선보인다.




한편,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11월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전국 9개 경기장에서 분산 개최된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전국대회가 취소되면서 올해는 제37회, 제38회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를 함께 진행하고 제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대표 선발전도 겸해서 열린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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