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따뜻한 아르헨티나 출신이라 겨울에 방북이 어렵다는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이 해외에서도 구설에 오른 가운데 청와대가 논란 확산을 진화하고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3일(현지시간) 박 대변인 발언 논란을 두고 “언론이 폭넓게 이해해 줘야 한다”며 “지금 교황 방북이 성사될 것 같은 기대감이 너무 과열되고 있지 않으냐. 그래서 박 대변인이 ‘시기를 예단할 수 없다’고 분명히 하면서 기대 과열을 경계하고 차분하게 가야 한다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수석은 “언론이 앞뒤 (맥락은) 소개를 안 하고 그것(따뜻한 아르헨티나 발언)만 강조한 것 같은데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변인은 2일 영국 현지에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교황 방북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황님이 아르헨티나(라는)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당장 북한에 가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돌려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대변인은 “교황의 방북은 그 자체로 숭고한 행보이기 때문에 종전선언,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과 연결짓지 않았으면 한다”며 “교황님이 먼저 초청장이 오면 방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셨는데 한국에서 왜곡한 기사들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황청 보도자료는 기본적으로 대화의 큰 주제만 제시한다. 영어로 ‘한반도의 평화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과 선의’ 부분에서 방북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전 세계의 정신적 지주인 교황님과의 대화를 지어낼 수는 없다. 어떻게 그렇게 가당치 않은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언론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제사회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국영방송인 미국의 소리(VOA)는 3일 박 대변인의 발언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논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VOA를 통해 “아르헨티나에 스키장이 있다는 것을 아느냐”며 박 대변인 발언을 반박했다. VOA는 “아르헨티나의 관광도시 바릴로체에 있는 파타고니아 스키 리조트에서는 지난 2017년 7월 영하 25.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교황의 방북을 가로막는 요인은 ‘날씨’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워싱턴의 중평”이라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교황 방북 가능성에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교황이 방북해 인권 관련 성명이라도 낼 경우 정통성이 위협받게 될 김정은이 교황을 초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평화의 사도’로 불리는 교황과의 단독 면담이 35개국 정상들이 다 모여 있는 곳에서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환기시킨 아주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며 “우리의 노력이 북한에도 언론 보도를 통해 좋은 메시지로 잘 전달이 될 수 있으리라 소망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남북산림협력’ 제안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2018년 4.27 판문점선언 이후에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논의된 것”이라며 “일석삼조의 협력 사업”이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