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일부 대학이 지난달 강의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의를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홍콩 8개 공립대학교 중 홍콩이공대, 링난대, 홍콩교육대, 침례대 등 4개 대학이 홍콩보안법 강의와 세미나 참여를 졸업 필수요건에 포함했다. 홍콩 메트로폴리탄대는 곧 같은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홍콩보안법은 작년 6월 30일 시행됐다. 이 법에 근거해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재판부가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현재까지 150여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으며, 상당수가 민주진영 인사다.
로이터통신은 침례대의 홍콩보안법 강의에 참석한 복수의 학생을 인용, 강의실에 최소 1대의 CCTV가 설치됐고 신원을 알 수 없는 자가 현장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또 한 친중 변호사가 2시간 동안 진행한 해당 강의에서 사용한 20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인용해 홍콩보안법의 막강한 힘과 위반시 강력한 처벌에 관한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강의 말미에는 홍콩보안법 위반 사례와 관련한 시험도 치러졌다. 여러 학생이 이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한다. 앞서 홍콩 교육당국은 고등교육기관에서 홍콩보안법 교육을 필수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다른 두 대학의 교재와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홍콩보안법 강의에서는 애국심과 중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며 과거 외세가 중국을 정복한 것에 초점을 맞춰 중국과 홍콩 역사도 다룬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대학을 관리하고 있다. 홍콩의 각 대학 학생회와 일부 교수진은 2019년 6개월여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민주진영과 함께 정치·사회적 문제 제기의 선봉에 섰고 이후에도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친중 진영에서는 이들 학생회와 교수진이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한다.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홍콩보안법 시행 후 진보진영 교수 최소 6명이 해직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50년 역사의 홍콩중문대 학생회(CUSU)가 자진 해산을 발표했다. 학교 측이 홍콩보안법에 근거해 학생회와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하고 학생회의 교내 활동을 금지한 영향이다.
홍콩대도 학생회와 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하고 학교 건물에서 학생회 사무실을 빼라고 통보했다. 내년 1월1일부터는 홍콩의 공립학교에서 중국 국기를 상시 게양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의 학교와 대학은 이제 국가안보와 애국심 주제를 통합한 교육을 할 것을 강요받고 있으며 이로써 중국 본토의 교육과 더욱 보조를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