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가 디지털 옥외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정 장소에 고정돼 있는 기존의 디지털 옥외광고와 달리, 도시 구석구석을 누비며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기술을 모빌리티 광고판에 접목해 각종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035720)모빌리티는 지난달 디지털 사이니지(옥외광고) 스타트업 ‘플러스티브이’를 60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최근엔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옥외광고를 포함한 광고 플랫폼 기획 담당자를 채용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플러스티브이의 신사업 ‘택시플러스’를 높이 평가해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플러스는 AI를 활용해 택시탑승자에게 맞춤형 광고 및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도입해 승객에게 더 나은 택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디지털 옥외광고 스타트업 ‘모토브’도 지난 6월 11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모토브는 택시 지붕에 달린 디지털 광고판을 운영한다. 또 광고판에 달려 있는 30개의 IoT 센서를 통해 미세먼지 등 150종 도시 공간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간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6월에는 인천시 및 인천경찰청과 함께 ‘야간 골목길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AI 범죄발생 예측 모델을 개발해 골목 순찰 지수 예측 정확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서울 삼성역에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설치되는 등 규제가 완화되며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은 지난 2017년 5,935억 원에서 코로나19 발발 전인 지난 2019년 9,942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아날로그 옥외광고 시장이 같은 기간동안 2조 8,072억원에서 2조 5,200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과는 대비된다. 디지털 옥외광고는 아날로그 광고처럼 종이를 갈아 끼우는 것이 아니라, 시설 설치 후에는 광고 이미지 파일만 변경하면 돼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효과 측정이 어렵고 광고가 설치된 장소의 불특정 다수에게만 노출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모빌리티를 활용한 디지털 옥외광고는 도시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수의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기존 고정형 광고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 또 AI, IoT 등 기술을 활용해 위치 기반 광고를 집행하고, 실시간 유동인구 등 각종 도시 데이터를 수집해 광고 성과 측정 및 집행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나아가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인프라와 서비스를 변화시켜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모토브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퀄컴 스마트시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