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수수께끼 같은 美 국채금리…“월가도 정확히는 모른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월가에서도 최근의 국채금리 움직임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그동안 계속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부담도 있었던 듯한데요.

오늘은 국채금리에 대해 좀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날 나온 10월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대비 8.6% 상승하면서 9월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유지했는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살짝 다뤘지만 국채금리가 계속해서 상당히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월가에서도 뚜렷한 설명을 내놓고 있지 못합니다. 국채금리가 경제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인 만큼 국채시장에 무슨 일이 있는지 최대한 알아보겠습니다.

역대 최고 인플레이션에도 수익률은 거꾸로…“연준, 금리·인플레 압력 뒤로 미루고 있어”


10월 PPI 수치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월 대비로도 0.6% 상승해 9월(0.5%)과 비교해 다시 상승폭이 커졌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이끌었다”며 “최종 수요상품의 가격상승이 지수 상승의 60% 이상을 차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10일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상당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서는 10월 CPI가 전월 대비 0.6%, 1년 전과 비교하면 6%에 가까운 5.9%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렇게 계속 물가가 문제가 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선스입니다.

그런데 국채금리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 가능성이 높으면 수익률에 반영됩니다. 금리가 올라간다는 뜻인데요. 채권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실제 한동안 인플레 우려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 특히 기술주를 흔들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이 때는 10년 물 금리동향을 매일 보느라 바빴는데요. 최근에는 단기 금리는 오르고 장기는 떨어지는 수익률 평탄화 현상이 나타났죠. 단기적으로는 물가 문제로 기준금리가 오르겠지만 장기로는 성장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는데요.

QE에 최소한 국채시장의 왜곡이 커졌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연 1.60%를 찍었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큰 틀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날 1.45% 수준까지 내려왔고, 단기 금리 가능성을 말한다고 설명을 했던 2년 물도 FOMC 이후 0.50% 가까이 갔다가 0.415%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레고리 파라넬로 아메리벳 증권의 미국 금리 헤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 붙고 있으며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실질 수익률이 너무 낮다고 믿지만 연준이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현재로서는 연준이 테이퍼링이 끝나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고, 최소 내년 중반을 넘어야 금리인상 가능 시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즉 연준이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는 탓에 지금의 왜곡(?)된 금리가 나타난다는 말인데요. 어쨌든 시간이 꽤 남아있다는 겁니다.

재무부도 채권발행 축소…약발 떨어지면 성장 줄어…낮은 금리에 수요도 감소 응찰률↓


추가적인 해석도 있습니다. 어제 설명드린 대로 결국 성장 이슈인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테이퍼링 이후 금리인상 전까지의 과도기가 시작된 것으로 투자자들이 투자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나오는 현상을 본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의 흐름을 관통하는 일관적인 설명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연준이 최소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인상은 없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명확히 해놔서 이 부분은 국채시장에 이미 반영된 것 같다”며 “이를 빼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냐. 이 이슈로 모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지금 미국의 소비 수요는 강합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1월 FOMC 이후 “수요가 강하다”고 여러 번 설명했죠. 공급관리협회(ISM)이 발표한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6.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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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연준. 일단 연준은 내년 하반기 전까지 금리인상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둔 상태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기간을 좀 더 늘려잡으면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건데요. 10월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는 60.8로 전달(61.1)보다 낮아졌고, 신규 주문이 가파르게 하락(66.7→59.8)하고 있습니다. 공급 문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재정·통화정책 지원에 따른 약발이 떨어지면 미국의 성장성이 결국 예전 장기 트렌드로 되돌아갈 것이고 이는 경기둔화를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준 뿐만 아니라 재무부도 ‘테이퍼링’을 한다는 측면도 있는데요. 앞서 재무부는 이번 분기를 시작으로 채권발행 규모를 축소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만 발행규모가 840억 달러 감소한다는데요. 연준이 한 달에 150억 달러씩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한다고 해도 그보다 더 큰 금액의 발행(공급)이 사라지는 겁니다.

이처럼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수요가 줄어든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전날 “국채는 현재 변동성이 심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암호화폐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었습니다.

실제 이날 있었던 10년 만기 미 국채입찰의 응찰률은 2.35배로 지난 달 12일의 2.58배, 최근 평균인 2.46배보다 낮은데요. 더 스트리트는 “낮은 수익률 상황 속에서 10월 CPI를 앞두고 수요가 감소했다”고 봤습니다.

“국채시장 왜곡 많아…스태그플레이션이냐 디스인플레냐”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책임자는 지금의 낮은 국채금리에 대해 “국채시장이 향후 (소비자) 수요 붕괴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하지만 국채시장에는 왜곡이 상당히 많으며 (국채금리가 가르키는 것과 달리) 한편으로는 경제가 좋고 기업 어닝이 좋으며 금리가 낮다. 이것은 골디락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 “(국채시장의 신호를 분석해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이냐 물가 상승폭이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이냐의 싸움”이라며 “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닌 것 같다. 인플레이션이 실질적 위협은 맞지만 경제가 (상대적으로)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인소비가 강하다는 건데요.

지금까지 여러 설명을 살펴봤는데 여전히 똑부러지는 설명은 없는 듯합니다. 인플레가 높은데 전과 달리 왜 국채금리는 계속 낮은지, 한동안은 2년물은 오르더니 그것도 낮아지는지를 종합적으로 한번에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전략가. /CNBC 홈페이지


다만, 최소한 장기간의 양적완화(QE)에 국채시장이 상당히 왜곡돼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이는 국채금리가 주는 신호를 곧이곧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또 답이 쉽지 않습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국채금리에 관해서는 납득할 만한 시각이 없다”고 했는데요.

어쨌든 인플레이션은 내년에도 계속 높은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바클레이스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밥 다이아몬드 아틀라스 머천드 CEO는 “생산자 물가가 오르고 있고 노동시장 비용이 커지고 있다. 또 중국은 더 이상 싼 제품을 공급하지 못한다”며 “연준은 인플레가 2~2.5%로 내려오면 꽤 기쁘겠지만 나는 내년에 3% 혹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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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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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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