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윤곽 드러내는 정은보號

금감원 부원장보 인사

종합검사 개편방향 이견 보였던

김동성·이성재·장준경 조기퇴임

이준수·이경식 즉각 후속 인사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지방은행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지방은행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12일 취임 100일을 맞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임원인 부원장보 3명을 내보내고 2명을 새로 발탁했다. 이번에 물러나는 김동성 전략·감독 부원장보, 이성재 중소·서민 부원장보, 장준경 공시·조사 부원장보는 모두 전임자인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임명한 인물들이다.



금감원은 정 원장 주재로 11일 오후 본원 11층 대회의실에서 김 부원장보 등 3명에 대한 퇴임식을 열었다. 금융권에서는 세 부원장보가 조기 퇴임하게 된 배경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정 원장이 금융사의 종합검사 부담을 줄이고 사전적 감독 중심으로 검사 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세 부원장보가 이견을 제기하면서 조기 퇴임으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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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 부원장보 중 김동성 부원장보의 경우 윤석헌 전 금감원장의 측근인데다가 라임펀드·디스커버리펀드 등 사모펀드를 판 은행에 대한 검사를 총지휘한 주역으로 손꼽힌다.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를 추진해온 김 부원장보로서는 종합검사를 줄이는 정 원장의 개편 방향에 반대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지적이다.

반면 검사제도 개편과 부원장보의 퇴임을 연관시켜보는 게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원장보의 경우 통상 2년가량 임기를 수행하는 데 세 부원장보는 모두 2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인사 적체가 심한 만큼 세 부원장보가 조기 퇴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장부터 부원장 등 인사 과정에서 조기 퇴임으로 인한 공석 전례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친시장적인 정 원장과 가치관이 다를 수 있고 금감원장 입장에서 손 맞는 사람과 일하고 싶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원장은 퇴임식 직후 이준수 은행감독국장과 이경식 자본시장감독국장을 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금감원은 이들에 대해 “각각 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온 최고의 감독행정 전문가들로서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 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금감원은 감사를 비롯해 부원장보 네 자리가 비어 있다. 정 원장은 앞으로도 인적 쇄신을 통해 기강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주부터 부원장보 후보군으로부터 추가 인사 검증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한편 정 원장은 윤 전 원장이 부활시킨 종합검사 재폐지설(說)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지방은행장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사후 감독의 핵심 사항인 종합검사에 대한 폐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법과 원칙에서 벗어나 과도하게 재량적인 검사와 관련된 부분을 정상화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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