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와 깜짝 기후협력·反中연대엔 경고장...강온 양면술 펴는 習

[中 6중전회 폐막]習 대내외 광폭행보 본격화

바이든과 15일 화상회담 앞두고

석탄소비 저감 가속화 등 약속

"중국 포위 소그룹은 미래 없다"

APEC회의선 美·서방에 날세워

강한 지도자 이미지 과시 의도도

11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중국공산당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시진핑 국가 주석의 사진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 주석에 대한 우상화를 강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11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중국공산당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시진핑 국가 주석의 사진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 주석에 대한 우상화를 강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1일 6중전회 폐막과 함께 마오쩌둥·덩샤오핑의 반열에 올라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내외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안으로는 코로나19로부터 경제 회복과 성장, 공동 부유를 통한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고 밖으로는 미국과 패권 경쟁 속에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위상을 다져야 할 상황이다. 시 주석으로서는 이번 6중전회를 통해 장기 집권의 정지 작업을 끝낸 만큼 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미 6중전회를 전후해 달라진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15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후변화와 관련해 예상하지 못한 미국과의 협력을 발표했고 한편으로는 반중(反中) 연대에는 미래가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을 상대로 강온 양면 전술을 펴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中, 기후문제서 전향적 선회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중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했다. 강경 일변도로 나가던 양국이 국제사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이번 COP26은 각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여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컸다. 그런데 폐막을 이틀 앞두고 중국이 바이든 미 행정부에 협력하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깜짝 합의는 초강대국 간 교착 상태를 뚫어낸 것”이라며 “글래스고의 분위기를 일거에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언에는 파리기후협약의 목표 달성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오는 2035년까지 전력 분야에서 ‘탄소 오염 제로’를 100% 달성한다는 목표를 확인했고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 동안 석탄 소비 저감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메탄 배출 저감을 위한 추가 조치를 통해 긍적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고도 밝혔다.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모두 파리협약과 현재 노력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인식하기에 기후 대응을 공동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언이 양국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도 주목된다. 절대 권력의 기반을 마련한 시 주석이 미중 관계 회복을 가장 먼저 추진할 것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실제 절대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당면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부터 성공시켜야 하는데 여기에는 미국과 서방세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관련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을 베이징올림픽에 초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中 포위 소그룹 미래없어”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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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중국이 로키로 마냥 태세 전환한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을 향해 ‘냉전 시대’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발신했다. 시 주석은 11일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기조연설(사전 녹화)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냉전 시대의 대립과 분열로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며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지정학적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래가 없다”며 서방세계를 향해 각을 세웠다.

시 주석이 ‘냉전’과 ‘지정학적 소그룹’을 언급한 것은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 결성을 비롯해 미국이 동맹국과 추진하는 중국 포위 전략을 정면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서방과 적당한 선에서 협력해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서방의 포위에는 강력 대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경제·사회적 뇌관 제거에도 적극 나설 듯

시 주석은 국내적으로도 경제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조속히 수습해 민심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를 겪는 헝다그룹은 채무불이행(디폴트) 데드라인을 앞두고 달러 채권 이자를 가까스로 지급했다.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에도 유예 기간 만료 직전에 달러채 이자를 겨우 상환해 디폴트 고비를 넘겼다. 시진핑은 헝다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내 여론을 추스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헝다 사태 장악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최대한 헝다를 천천히 분해할 가능성이 크며 헝다는 살아남더라도 매우 작은 기업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헝다에 대해 분할, 국유화, 부채 조정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이 홍색 규제의 속도 조절에 나설지도 주목되는 포인트다. 경기 둔화 조짐 속에 물가는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의 규제 리스크가 일단락되면서 올 들어 해외 투자 자금은 7조 5,000억 위안(약 1,380조 원)이나 중국 본토로 몰렸다. 글로벌 큰손들이 시 주석의 안정적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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