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 백신 리더십' 강조한 블링컨에…정의용 “지역 협력에 北 참여 기대”

■美 주최 코로나19 외교장관회의

블링컨, 美 백신 리더십 거듭 강조

정의용 "지역 협력체 北 참여 기대"

"韓, WHO·G20 논의도 적극 참여"

단, 북한은 코백스 지원 사실상 거부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해 총 20여개 국가 외교장관을 화상으로 초청해 코백스(COVAX)를 통해 분쟁 지역에 얀센 백신 공급을 도왔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보건안보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이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동북아 지역의 백신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코로나19 외교장관 화상 회의를 열고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백신 지원 리더십을 강조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분쟁 지역 주민들에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을 처음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J&J와 코백스(COVAX) 간 거래 중개를 도왔다”며 "우리는 이 싸움의 긴급성을 안다. 팬데믹을 멈추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안다. 이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건안보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그는 “2년 전 발생 이래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논의한다는 하나의 목적으로 우리 외교장관들이 모인 건 처음”이라며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 대응은 오직 보건 장관이나 세계 보건 전문가의 몫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단순히 보건 위기가 아니다. 이는 또한 안보 위기이자 경제 위기, 인도주의 위기”라며 “그렇기에 외교장관들 역시 나서서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각국 외교장관들에게 “북미와 유럽에서는 인구 절반이 백신을 완전 접종했다.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10% 미만이 그렇다”며 “전 세계 공정한 백신 배포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 9월까지 전 세게 인구 최소 70%를 상대로 백신을 접종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목표를 지지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백신 기부를 늘리기 위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신 배포 후 각국에서 실제로 백신을 보관하고 유통하고 접종하는 단계에 대한 지원도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를 위한 신규 민관 파트너십을 내세우며 “민간 영역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버틸 고유의 기술과 자원을 보유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팬데믹은 끈질기기 때문에, 우리도 끈질겨져야 한다”며 “우리는 조정되고 단결해야 한다. 그게 이번 일과 같은 세계 보건 비상사태가 요구하는 바”라고 촉구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연합뉴스정의용 외교부 장관./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동북아 지역 단위의 보건 협력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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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 장관은 “국제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글로벌 보건안보 체계 개선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미국의 백신 지원 리더십에 지지를 보냈다. 이어 “보건안보 거버넌스와 재원 메커니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역시 “세계보건기구(WHO)와 주요20개국(G20) 차원의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아가 그는 지역 차원의 대응 중요성을 거론했다. 정 장관은 “역내 국가와 함께 보건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출범시켰다”면서 “북한의 참여 등 협력체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달 19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이 모여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화상토론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인력 공동 교육 및 훈련 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모색한 바 있다. 이 협력체는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동북아 평화와 보건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제안하면서 탄생했고, 이후 12월에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6개국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확진자가 총 ‘0명’이라고 발표하면서 외부의 백신 관련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당초 코백스는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70만 회분을 지난 5월 말까지 공급할 계획을 공개했고, 이후 추가로 북한에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에 요구에 따라 배정된 백신이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 9월 돌연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더 심각한 나라에 백신을 재배정할 것을 권고하며 지원을 사실상 거부했다. 현재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 에리트레아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전 세계 두 나라 중 한 곳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에 불신을 드러내온 북한이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은 미국산 백신을 지원 받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고위급 교류를 통해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는 대북 지원 관련 논의에 미국산 백신 물량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2일 외교부와 미 국무부에 따르면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정 박 미국 대북특별부대표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국장급 협의를 진행했다.

실제로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정 박 미국 대북특별부대표의 한미 국장급 실무협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안에 대한 막바지 조율이 이뤄졌다. 당시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각각 회의를 마치고 현 한반도 정세를 포함해 대북 인도적 지원 및 북한과의 대화 재개 등에 대해 협의했다 밝혔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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