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공식화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르면 내년 9월 채권 등 자산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이하 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회 위원이자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로버트 홀츠먼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안정된다면 이르면 내년 9월 ECB가 채권 매입을 종료하는 등 완화적 통화 정책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도 연준처럼 내년 본격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유럽 물가는 경제 재개로 인한 ‘고공 행진’ 중이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는데, 이는 13년 만의 최고치다. 그럼에도 ECB는 지난달 28일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하고 자산매입프로그램(APP) 규모를 현재 월 200억유로(약 27조원)로 유지하기로 했다.
홀츠먼은 이에 대해 현 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인) 2%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2023년, 2024년에는 2%대에도 못 미치는 등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유럽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까지 2.4%를 나타낸 뒤 내년에는 2.2%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