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 국민에게 1인 당 최대 5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내년 예산을 최대 25조 9,000억 원 늘리는 증액 요구안을 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심지어 5차 재난지원금(전 국민 상위 88% 지급)을 받지 못한 상위 12%에게 경기도 등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준 돈도 국세로 보전하자며 1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가 편성을 요구한다. 정부는 “수용이 곤란하다”며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조짐이다. 야당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도읍 의원실에 따르면 민주당은 12일 열리는 예결위 예산·결산기금소위에 최소 10조 1,000억 원에서 25조 9,000억 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예산 증액안은 모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언급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내용이다.
민주당 박완주·박재호·서영교 의원은 예산 소위에 10조 1,000억 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할 방침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으로 국민들의 개인 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1인 당 25만 원을 지급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후보의 배우자 실장을 맡은 이해식 의원은 1인 당 50만 원씩 총 25조 9,000억 원의 증액을 요구한다. 이 의원은 예산 증액 사유에 대해 “일상 회복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제6차 전 국민 상생지원금 25조 9,000억 원 지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인 방역을 지원하는 목적에 더해 지원금 지급을 통해 민간 소비를 늘려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서 25만 원의 두 배인 50만 원을 전 국민에게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 의원은 5차 재난지원금 재정보전을 위해 1조 9,000억 원을 증액하는 안까지 요구한다. 정부는 지난 5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상위 88%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전국의 일부 지자체는 자체 재정으로 상위 12%에 재난지원금 25만 원을 지급했다. 이 의원의 증액 요구안은 지자체가 상위 12%에게 지급한 돈도 정부 예산으로 보전해주자는 것이다.
또 백혜련 의원은 방역지원금을 위해 10조 3,324억 원의 증액안을 내놓는다. 국민 1인당 20만 원, 올해 10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 5,166만 2,290명에 지급하는 내용이다.
야당은 민주당의 무더기 증액안에 반발하고 있다. 예산 편성권은 정부, 심사권은 국회가 가지고 있다. 통상 예산은 심사 과정에서 기존에 정부가 편성한 사업을 증액 또는 감액해 결정된다. 증액하더라도 정부 제출안보다 1조~2조 원 가량 불어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에 대선 후보가 발언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실현하기 위해 최대 25조 원이 넘는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예산타당성조사도 거치지 않고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뿌리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민주당의 요구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결코 쉽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는 우선 지자체들이 상위 12%에 지급한 돈을 정부 예산으로 보전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곤란’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1인당 20만~50만 원을 지급하는 증액요구안에 대해서는 ‘신중 검토’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