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을 거절한 형과 다투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40대 동생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김대현 하태한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5)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치료감호와 함께 5년간의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A씨는 올해 1월 6일 인천 부평구의 자택에서 형 B(49)씨를 흉기로 6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수도관 역류 때문에 자신의 방과 베란다에 고인 물을 치워달라고 형에게 부탁했으나 B씨가 거절하며 휴대전화로 머리를 때리자 이에 분노해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1심은 "도망가는 피해자를 쫓아가 흉기가 부러질 때까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다만 "범행 당시 환청 증상이 있는 등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이 인정된다"며 "집안일로 다투는 과정에서 B씨가 A씨를 폭행하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요청했으나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 측은 항소했으나 2심은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범행 수법이나 피해자와의 관계에 있어 매우 엄하게 보아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 후 자수하고 피고인의 가족이자 피해자 유족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선 "치료감호와 보호관찰이 원심판결에 들어있고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