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野 선대위 '김종인 원톱'…그리고 '밥그릇 싸움'

◆파열음 커지는 '野 선대위 인적구성'

金·이준석, 친이계 2선 퇴진 요구

尹은 친윤계 중진 중용 의지 강해

새 사무총장에 권성동 내정 논란도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기현(왼쪽부터)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 후보, 김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권욱 기자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기현(왼쪽부터)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 후보, 김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권욱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이른바 ‘밥그릇’ 싸움을 펼치고 있다.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와 친윤석열계 중진 등 사공만 넷인 만큼 선대위 구성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친이명박계 중진의 2선 퇴진을 주장했다. 여기에 윤 후보 캠프의 핵심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사실을 두고 진위 논쟁이 벌어지면서 잡음은 더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5일 오전 당의 주요 일정인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이날 윤 후보는 최고위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돌연 회의에 불참한다고 공지했다.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이 대표는 이날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회의에서 당 대표가 공개 발언을 건너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표의 침묵과 관련해서는 전날 한기호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당 사무총장은 당의 재무와 전국 조직 관리 등을 책임지는 중책이다. 이 대표는 한 사무총장의 유임을 원했는데 윤 후보 캠프 측 중진들이 교체를 강하게 요구한 것에 대해 불만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특히 선대위가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 아래에 4~5개의 실무 본부장 체제를 두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는 점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캠프 출신 중진들이 당 대표와 상의도 하지 않고 선대위 조직 구성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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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인선을 두고 생긴 파열음은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도 그대로 노출됐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이날 기념회에서 만났지만 어색한 인사를 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은 공개 발언에서 “권력은 잠시 위임되는 것이지 영원한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면서 “만고불변의 권력일 것처럼 허세를 부리다 국민의 심판을 받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 70년간 반복된 대한민국 정치의 역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한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윤 후보를 둘러싼 과거 인사들을 겨냥해 ‘파리떼’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공개 행사에서 작심하고 인적 쇄신을 재차 요구한 것이다.

이 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의 저서를 언급하며 “다시 읽어보고 새겨야 할 챕터는 18장”이라고 말했다. 18장에는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운 김 전 위원장이 “자리에 앉혀놓고 꼭두각시 취급할 거면 내가 있을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발한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의 발언은 윤 후보를 둘러싼 당 중진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후보는 “그간 쌓아오신 경륜으로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고 잘 이끌어주길 부탁한다”며 선대위 합류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계기가 되면 도와줄 수도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당 내부에서는 대선 경험이 많은 김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체제에 공감하고 있다.하지만 윤 후보로서는 경선 승리의 주역인 중진들을 읍참마속하면 당내 기반과 조직이 흔들린다. 이 때문에 윤 후보는 총괄 선대본부장을 두지 않고 4~5개의 부문별 본부장을 만들어 이들을 전면 배치하겠다는 의중이 강하다. 이에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새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잡음이 커지자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단독 회동을 진행했다. 회동 이후 권 의원이 당 사무총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 때문에 당이 일단은 대선 주자인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권 의원의 사무총장 내정이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번복이 나오면서 선대위 인사는 다시 혼선이 벌어졌다.

자리를 둔 내홍이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자리를 둔 합의가 지연되면 선대위 출범이 다음 달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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