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이동기 올릭스 대표 "진공청소기 中서 글로벌 빅파마 쏟아질 것"

■ 중국에 5,000억 기술수출한 대표에게 듣는다

美 유학파, 현지서 벤처 설립하고

제약사 혁신기술 흡수, 생태계 조성

亞 제약 주도권 中에 넘어갈 가능성

올릭스. B형 간염치료제 임상 앞둬

中 제약사에 추가 기술수출도 기대





“중국 제약사들은 글로벌 첨단 신약 기술들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4~5년이 지나면 중국에서 글로벌 빅 파마(Big Pharma)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동기(사진) 올릭스(226950) 대표는 16일 서울경제와 만나 중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렇게 전망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공부한 중국 과학자들이 현지에서 투자를 받아 벤처를 만들고, 대형 제약사들은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제약·바이오 벤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기술을 도입해 신약개발까지 이끌어갈 빅 파마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규제개혁과 자본이 합쳐지면 아시아 지역의 제약 주도권을 중국이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릭스는 지난 달 중국 한소제약과 최대 5,300억 원 규모의 갈낙(GalNAc)-asiRNA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對)중국 기술수출 2조 원 중 4분의1을 올릭스 혼자 담당한 셈이다. 올릭스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한소제약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약 20조 원 규모의 중국 4위, 글로벌 37위 제약사다. 중국 최대 제약사인 항서제약 설립자 쑨 퍄오양의 부인인 종 후이주안이 설립한 자회사다. 이 대표는 “중국 대형 제약사들이 그동안은 제네릭 판매 위주의 사업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신약 플랫폼을 흡수하고 있다”며 “한소제약 역시 올릭스와 계약한 직후 영국 사일런스와도 갈낙 기반 siRNA 치료제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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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릭스가 기술수출한 갈낙-asiRNA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없애는 짧은 간섭 RNA(siRNA)를 ‘유도탄’ 역할을 하는 갈낙에 접합해 간 세포 안으로 들어가 효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올릭스는 지난해 미국 AM케미칼로부터 갈낙 기술 특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도입해 자사 기술로 발전시켰다. 이 대표는 “핵산 치료제는 세포막 안으로 물질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인데, 갈낙이라는 글루코사민 탄수화물을 siRNA에 붙여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고 사용 중인 siRNA 치료제는 전세계에 4개뿐이며, 국내에서 siRNA 치료제 임상시험에 착수한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자신했다.

올릭스는 중국 제약사에 추가 기술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23년 초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인 B형 간염 치료제 후보물질이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전 세계 B형 간염 시장의 40%가 중국”이라면서 “이미 중국 내 메인 제약사가 올릭스에 대한 기술검증을 거쳤고, 최근 열린 세계적인 바이오 행사에서도 중국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햇다.

올릭스는 플랫폼 기술이전과 더불어 자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프랑스 안과 전문 기업인 떼아에 9,0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안과 치료 프로그램은 내년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체 파이프라인으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과 황반변성, 비대흉터, 탈모 등에 대한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한소제약과의 계약을 통해 글로벌 ‘톱5’ siRNA 치료제 회사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확실하다”며 “내부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는 글로벌 ‘톱3’로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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