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金과 '선대위 실타래' 풀었나…尹 "조만간 다 진행"

대선을 치를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두고 거친 말로 밥그릇 싸움을 하던 국민의힘이 16일 내분을 봉합하고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후보가 직접 수습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를 두고 “파리떼·하이에나” 등 날선 말로 각을 세운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물밑 협상에 나서 선대위의 얼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본인 또는 가족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야합을 통해 과거 정치인들이 전면 배치됐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갈등은 없고 조만간에 다 진행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발언은 선대위 구성이 급물살을 탔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전날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당무 우선권을 두고 냉랭한 기류가 흘렀다. 윤 후보가 급작스럽게 오전 최고위원회 불참을 알리고 이 대표도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한기호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문제로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전날 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곧 윤 후보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당의 자금과 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이 후보가 선대위 인사에서 윤 후보에게 한발 양보한 것이다.

두 사람이 얽힌 실타래를 풀면서 선대위 구성도 빨라지고 있다. 선대위는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 ‘원톱’으로 하는 체제가 기정사실이 됐다. 그 아래에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경선에서 경쟁했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나경원·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 최대 10명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당내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선거의 전면에 나서 실무를 맡을 조직·홍보·정책·직능 등 총괄선대본부장급 인사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본부장급 인사에는 이 후보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도읍 의원과 추경호 의원이 거론된다. 3선인 김 의원은 현재 당 정책위의장으로 정책통이다. 추 의원은 재선으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당내 대표 정책 전문가다. 또 이 대표는 권영세 의원의 중용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당 초·재선들과 만나 “조직의 중요성이 굉장히 대두됐던 경선”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맞춰 4선 권 의원과 윤상현 의원, 3선 장제원 의원 등 조직통 중진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의원은 이미 당의 조직을 관리하는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장 의원과 윤 의원도 각각 비서실장과 본부장급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권 의원과 장 의원, 윤 의원은 모두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서 당선될 만큼 지역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대위 구성이 급물살을 탔지만 마지막 변수는 남아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인사는) 아주 늦지는 않지만 내일(17일) 발표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의견을 들으면 점점 더 나은 의견이 나오기에 서두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선대위 원톱이 될 김 전 위원장과의 협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 역시 “내일 윤 후보와 제가 상의하고 성안된 것을 가지고 김 전 위원장과 최종적 상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과의 협의 과정에서 선대위 구성이 좌초될 수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자녀 문제로 홍역을 겪은 장 의원 중용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불법 홍보한 사실이 적발돼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이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들과 과거 인사들의 2선 후퇴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이 요구한 인사들을 중책에 올리면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 전 위원장이 중도 인사인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책 전문가인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중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윤 후보는 선대위에 대해 “많은 분들의 중지를 모아 다 함께하고 당이 중심이 되는 선대위 체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