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마트폰용 칩 공급 업체인 퀄컴이 애플의 모뎀 칩 독자 개발로 향후 애플에 대한 납품이 크게 줄어도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칩 등으로 수익 다각화에 성과를 내면서 애플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16일(현지 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오는 2023년 출시되는 아이폰에 대한 통신 칩 공급 비율은 20%이며 2024년에는 한 자릿수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애플이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만큼 타격이 예상됨에도 퀄컴은 오히려 회사 전체의 반도체 영업이 2024년까지 최소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낙관했다. 인텔 모뎀 칩 사업 부문을 인수한 애플은 2023년부터 점차적으로 독자 모뎀 칩을 내놓고 퀄컴에서 독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퀄컴은 최근 스웨덴 자동차 기술 회사인 베오니어를 45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퀄컴은 이날 독일 자동차 회사 BMW의 차세대 자율주행차에 칩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사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제 단일 시장 또는 단일 고객과의 관계로 정의되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퀄컴의 매출 구조를 보면 반도체 전체(270억 달러) 중 3분의 1이 스마트폰 칩 매출을 제외한 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 등 다른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 앞으로 VR·증강현실(AR) 등에서도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날 퀄컴 주가는 7.9%나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