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추가분담금 무려 '7억'…폭탄 맞은 지역주택 조합원

동작하이팰리스, 착공 전 5억~7억 분담금 통보

초기 제시 분양가와 맞먹어…예상 가격의 두 배

조합원 "세부 정보공개도 않고 통보" 靑청원 등 반발

'저렴 분양가' 홍보한 뒤 '분담금 폭탄'…제재도 못해

동작하이팰리스 1차 조감도동작하이팰리스 1차 조감도




서울 지역주택 개발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히던 한 지역주택조합이 착공을 앞두고 최대 7억 원에 가까운 추가 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초기 분양 가격이 6억~7억 원대에 불과하다며 조합원을 모집하더니 사업 마무리 단계에서 두 배로 올린 것이다.

18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서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동작하이팰리스 1차’ 조합은 최근 조합원 대상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 같은 추가 분담금 계획을 설명했다. 분담금 규모는 △전용 45㎡(169가구) 4억 3,200만 원 △전용 50㎡(29가구) 4억 4,400만 원 △전용 59㎡(313가구) 5억 2,400만 원 △전용 84㎡(163가구) 6억 8,400만 원 등이다.




지난 2015년 첫 조합원 모집 때 예상됐던 초기 분양가는 전용 59㎡가 5억 중반~6억 원 수준, 전용 84㎡가 6억~7억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가입 당시 예상했던 가격의 두 배가 된 셈이다. 최대 7억 원에 가까운 추가 분담금은 지역주택조합 사업 사상 역대 최고액이다. 시공 예정사인 현대건설은 “조합에서 제시한 도면으로 공사비를 따져봤을 때 평균 5억 원 정도의 추가 분담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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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은 예상했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분담금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억 원에 가까운 추가 분담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는커녕 조합원 자격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착공 전 가구당 5억~7억 원의 과도한 추가 분담금을 통보했지만 이에 따른 정보 공개도 세부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착공 예정 시기까지 5개월가량 남아 추가 분담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조합장 A씨는 “추분(추가 분담금)으로 분노하신 모든 조합원분들에게 사과드린다. 추가적인 지연이나 비용 상승이 없도록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 단지는 지역주택조합으로는 드물게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며 모범 케이스로 꼽히는 곳이다. 2018년 10월 조합 설립에 성공한 후 지난해 9월 사업계획승인을 거쳐 내년 4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시공 예정사인 현대건설과도 연내 도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근에서 2차, 3차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지조차 초기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조합원을 끌어들인 뒤 막대한 분담금 폭탄을 떠안기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피하지 못했다. 저렴한 분양가에 혹해 조합에 가입했지만 추가 분담금 부담을 해결하지 못해 자격을 상실하는 피해자가 계속 나올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추가 분담금을 규제하는 제도는 딱히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 사례를 확인해 개선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 값 부담이 커지면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해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분양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성공률이 5% 수준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며 “성공하더라도 분담금이 서울의 일반 분양가에 필적하는 수준인 만큼 자금 사정 등을 꼼꼼히 확인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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