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에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4선 권성동 의원이 신임 사무총장에 공식 임명된 가운데 나머지 인선을 두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표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던 1차 인선 공개도 미뤄질 전망이다.
이준석 대표는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으면 1차 정도는 나올 타이밍이 지난 거다”라며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인정했다.
다만 “김종인 원톱 선대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것 외에 다른 옵션을 고려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포기하는 것도 후보한테는 불가능하다”며 “결국은 김종인 위원장의 의중이 조금 더 많이 반영되는 형태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내놨다.
尹-金, 선대위 틀·인선 두고 이견
먼저 김 위원장은 선대위 구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언론에서 나오는 상하 3단계(총관선대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공동선대위원장)+4본부장(정책·조직·직능·홍보) 구도는 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속전속결’ 방식의 일처리 방식을 선호하는 김 전 위원장의 성향에 대해 언급하며 “원톱이 하나를 컨트롤 하느냐, 원톱이 넷을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원톱의 난이도가 달라진다”며 “일할 때마다 4명을 불러놓고 얘기하면 의견이 뒤집히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평적으로 나열된 조직 가지고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가 없다”며 “김 위원장은 일을 해야 하는데 이견이 그렇게 노출되는 것 자체가 좀 부담스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은 권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과정에서 후보 측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취지로 오늘 4선의 권성동 의원을 후임 사무총장으로 선임한다”며 윤 후보의 인선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최근까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갈등 양상을 빚는 듯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한기호 사무총장이 이 대표에게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직접 만나 사무총장 인선안에 의견일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윤 후보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인선도 수정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이들 인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서로에 얼마나 양보할지에 따라 인선 구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4명 본부장 이름으로 올라왔던 분들도 한 7~8명 되던데 김 위원장과 아주 불편한 관계인 분들도 더러 있고 그러다 보니 후보가 그런 사람들과 마음이 맞아서 나중에 본인에게 반대한다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좀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문(反文)’ 확장성 한계…20·30세대·전라도 마음 얻어야
김 전 대표 등 ‘반문(反文)’ 인사의 확장성에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예전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나갔을 때 이 호남 지역 확장을 위해 가지고 과거 DJ와 함께했던 인사들이 들어오셨는데, 결국에는 한 두세 달쯤 있다부터는 본인들의 그런 어떤 확장성의 영역에 장점을 상당히 상실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박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선대위를 출범하면 곧바로 우리당의 신규 지지층인 20·30과 적극적인 소통을 재개해서 강화하겠다. 무엇보다 우리 후보에게 정말 오랜만에 높은 지지율 보내주신 전라도 지역 국민께도 새로운 방식의 직접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보수가 새로워지고 지금까지 보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분에게 마음 얻는 게 선거의 확장성이고 승리 지름길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 수준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당 전반 다소 들뜬 분위기 감지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 수록 낮은 자세로 정권교체를 위한 행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