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200만 시대가 열린 가운데 이 중 상당수가 배달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월평균 22일 일하고 192만 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18일 발표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 실태 연구’에 따르면 국내 플랫폼 종사자 220만 명(전체 근로자의 8.5%) 중 배달·배송·운전이 2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조리·접객·판매(23.7%), 통·번역 등 전문 서비스(9.9%), 사무보조·경비(8.6%) 등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46.5%로 전체 취업자 중 여성 비율(42.8%)보다 높게 나타났다. 20~30대 청년 비율은 55.2%로 역시 전체 취업자 중 청년 비율(34.7%)보다 높았다. 남성은 배달·배송·운전(47.5%), 여성은 음식조리·접객·판매(33.1%)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았다.
배달 종사자 등 업체에 소속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좁은 의미의 플랫폼 노동자 66만 명 중 47.2%는 주업, 39.5%는 부업, 13.3%는 간헐적으로 해당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업형은 평균적으로 한 달 21.9일, 하루 8.9시간 일하고 한 달에 192만 3,000원을 버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의의 종사자 중 29.1%는 고용보험, 30.1%는 산재보험이 적용된다.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플랫폼 종사자는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를 썼더라도 플랫폼이 임의로 그 내용을 바꾸는 경우도 상당했다. 좁은 의미의 플랫폼 종사자 중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57.7%, 어떤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경우는 28.5%로 나타났다. 계약을 체결한 사람 중 계약 내용이 변경될 때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한다’는 응답이 47.2%로 높았다. 플랫폼 종사자는 소속 업체의 보수 미지급(22%)이나 비용에 대한 부당한 부담(18.1%), 일방적 보수 삭감(16%) 등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대면 선호 추세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에서는 광의의 플랫폼 노동자를 전체 노동자의 7.4%, 협의의 플랫폼 노동자를 0.9%로 조사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2019년 협의의 플랫폼 노동자를 1.7~2.0%로 봤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연구별로 플랫폼 노동자의 기준이나 측정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곤란하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플랫폼 유사 노동이 늘어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현석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 기업이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 체결 의무를 다하고 종사자들의 어려움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동반자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현재 법적 규율이 미비한 상황에서 국회의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