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갈라치기 증세’ 장단 맞추기 접고 1주택 종부세 낮춰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19일 “국민의 98%는 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과장된 우려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전체 국민 중 98%에게는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종부세 전면 재검토’ 공약을 비난하면서 “실제로 종부세를 낼 1주택자는 1.7%뿐”이라고 주장한 것을 재정 당국 고위 관계자가 뒷받침한 것이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해서도 “국민의 90%는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을 98 대 2 또는 9 대 1로 편 가르기 하면서 징벌적 세금을 합리화하려는 꼼수에 장단을 맞춘 셈이다.



먼저 통계 수치가 정확한지 짚어봐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자는 1주택자 과세 기준을 공시가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했음에도 지난해보다 10만 명 늘어난 76만 5,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의 전체 주택 소유자 수 1,469만 7,000명(2020년 기준)과 비교하면 종부세 대상자 비율은 5.2%가량 된다. 서울의 경우 종부세 대상 비율은 크게 늘어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공시가 11억 원을 초과하는 곳은 27만 7,074가구로 전체 주택 소유자 수(253만 6,000명)와 비교하면 10.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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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종부세 강화로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유도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결과는 정반대인 집값 및 전셋값 폭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여당 후보의 눈치를 보면서 장단을 맞출 때가 아니다. 외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반성하고 투기와 무관한 1주택자들의 종부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 종부세 폭탄 때문에 정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아픔도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 기재부는 포퓰리즘에 맞서 나라 곳간을 지키고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나라 경제를 수호하는 해법 찾기에 골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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