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2,800~3,400 등락"…반·차 주도 '대형주의 시간' 오나

[국내 증권사 15곳 내년 코스피 전망 보니]

인플레 등 증시 누르는 변수 많지만

기업이익 올해보다 8~10% 늘듯

반등랠리 나오면 3,600선 갈수도

상반기 원자재·금리상승 수혜주 주목

미디어·엔터도 악재에서 자유로워





앞으로 한 달여 뒤면 2022년이 시작되지만 내년도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혼조세다. ‘위드 코로나’의 시기와 공급망 차질 해소의 시점,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 강도, 중국의 정책 변화 등 지금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여러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 향방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의 방향이 위를 향할지 완만하게 하락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 전략 역시 지수에 베팅하기보다는 외부 악재를 견딜만한 튼튼한 개별 업종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내년 이익·주가 10% 내외 등락=21일 서울경제가 내년도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밝힌 증권사 15곳의 의견을 살펴본 결과 평균치는 2,800~3,400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코스피 지수가 2,900~3,100선의 박스권을 횡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수의 상승 여력이 조금 더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다수 증권사는 코스피 기업들의 체력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기업 이익 역시 올해 대비 8~10% 증가하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비록 이익 상승의 폭은 올해보다 둔화되겠지만 상승 사이클은 유지되는 상황에서 지수 하방이 2,800선에서 지지를 받으리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다만 지수 상단을 전망하는 ‘베스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외부 악재로 인한 지금의 투자 심리 위축 현상이 해소되면 지수 회복이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코스피 목표치 3,600을 제시하며 “올해 기업 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긴축 우려로 멀티플(주가수익비율·PER)이 급락하며 시장을 억눌렀다. 연말연초를 지나며 중국의 정책전환 등이 나타나는 등 지금의 각종 우려들이 바닥을 찍을 것이며 밸류에이션 확장에서 비롯한 ‘반등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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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편에서는 공급망 차질과 소비 위축 등의 악재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펀더멘털)이 흔들릴 가능성도 거론했다.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내년도 코스피 상단을 각각 3,150, 3,200으로 제시해 올해 최고치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올해 증시에서 유난히 약세를 기록해 PER 등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맞지만 이익 전망치도 하락 중”이라며 “특히 정부가 가계 대출을 옥죄는 상황에서 민간의 저축 강화 현상이 다시 높아지고 내수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처럼 경기 둔화 사이클로 접어들 경우 과거와 같은 박스권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상고하저” “상저하고” 팽팽=지수 흐름이 ‘상고하저(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 약세)’냐 ‘전약후강(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일례로 삼성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 3,000~3,400, 하반기 2,800~3,200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도 하반기로 갈수록 난이도가 증가하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인플레이션 우려와 공급망 차질에 대한 불안이 정점을 통과하는 것은 물론 대선 이슈와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2분기 말 혹은 3분기 초에 코스피가 고점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다만 하반기는 금리 인상 잡음과 미국 중간선거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연말에는 2023년 양도세 전면 부과에 따른 개인 수급 이탈 가능성도 불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BNK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DB금융투자 등은 ‘전약후강’의 장세를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지수 방향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인데 인플레 압력은 상반기 정점을 찍고 완화돼 하반기 증시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신중하고 방어적인 투자전략 필요"=이렇듯 증권가에서도 내년도 증시 향방에 대한 의견과 각종 변수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2022년도 투자 전략을 좀 더 신중하고 방어적으로 가지고 갈 것을 권하고 있다. 지수보다는 개별 업종별 접근이 유리하며 특히 공급망 차질·인플레이션 등의 악재의 영향이 적거나 피할 수 있는 업종을 택하기를 조언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전력난이나 물류난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이 없는 업종이나 해당 이슈로부터 피해가 최소화되는 동시에 미국 소비 확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공급 차질이 해소되면 가장 수혜를 입을 반도체와 자동차, 악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미디어·엔터 업종을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반기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적지 않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철강·운송·은행·에너지 등 공급망 차질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 수혜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고 하반기 들어서부터 공급망 차질의 피해를 입은 기존 주도주(자동차 등)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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