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李 “사과 먼저였어야”…진심이면 조건없이 특검 응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에 대해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이어 “대장동 의혹도 ‘내가 깨끗하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많은 수익을 시민들께 돌려드렸다는 부분만 강조했지, 부당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을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라고 자랑하더니 대선 후보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 후보는 “정말 낮은 자세로 새로 시작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말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과연 진정성이 담겼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후보는 ‘돈 받은 자=범인’ 등의 논리를 앞세우며 자신의 연루 의혹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 후보와 주변 인사들의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에 이어 김현지 전 경기도 비서관까지 줄줄이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 확인됐다. 대장동 분양 업자가 2014년 초부터 2015년 3월까지 남욱 변호사와 김만배 씨 측에 43억 원을 건넸다는 언론 보도에서 제기된 돈 흐름도 수상쩍다. 대장동 사업 ‘설계’를 자신이 했다고 고백한 이 후보는 민간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게 만든 ‘배임’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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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18일 “조건 붙이지 않고 아무 때나 여야 합의해서 특검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와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검찰 재직 시 맡았던 부산저축은행 대출 수사를 특검 대상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상설 특검을 활용해 야당의 특검 추천권을 배제하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철회’에 이은 ‘대장동 반성’이 여론 반전용 깜짝 쇼가 아니라면 아무런 조건 없이 특검을 수용해 ‘몸통’ 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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