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부산에서는 대면서비스업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전체 자영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는 늘고 있어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이후 부산 자영업자 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자영업자는 약 34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약 9,000명(3.4%) 늘었다. 1.3% 하락한 전국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부산지역 전체 취업자가 2.1% 감소한 반면 자영업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0.0%에서 1.1%p 상승한 21.1%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의 20.6%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산업구조 고도화가 수반되면 경제 전반의 자영업 비중이 줄어들지만 부산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 비중이 오히려 늘었다. 자영업자 증가는 대표적 대면서비스업종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주도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도소매업 15.1%, 숙박음식점업 13.7%, 교육서비스업 20.8%, 보건복지서비스업 29.3%,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25.3% 등 대면서비스업이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도 다른 대면서비스업은 감소했지만 도소매업은 27.2%, 숙박음식점업은 1.3% 증가했다.
문제는 부산지역 대면서비스업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자영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액을 보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서비스업, 협회 및 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 등 대면서비스업 매출액이 전년동분기 대비 감소했다. 반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자영업자는 감소했고 제조업 자영업자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업은 지난해 상반기 13.7% 감소했고 하반기에는 동일한 수준이었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상하반기 각각 21.8%와 8.5% 감소했다. 제조업은 상반기 10.4% 감소했고 하반기에는 9.5% 증가했는데 이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또 20대와 60세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20대 대졸 이상 고학력층의 경우도 동일한 현상이다.
센터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대면서비스업 주도로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것은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한 생계형 창업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장기간 지역경제 침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해고·감원 등으로 실업자로 전락한 임금근로자의 생계형 자영업 창업이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면서비스업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나 소득 수준에서 불리한 상황이고 4대보험과 같은 사회안전망이 취약해 실직 후 소득보전과 재취업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저생산성과 저부가가치를 특징으로 하는 대면서비스업 자영업자 증가는 지역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상엽 경제동향분석위원은 “대면서비스업 주도의 자영업자 증가는 고용의 질적 수준 저하와 함께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의 연계성을 약화시켜 일자리의 양적 증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통합 일자리 정책 관점에서 자영업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지역 지·산·학협력시스템 구축을 통한 고학력 청년층 대상 혁신형 창업을 확대하고 중·고령층 대상으로 은퇴 전에 경험한 산업 및 직종과 관련된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강화해 자영업 으로의 진출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며 “효율적 자영업자 정책 수립을 위해선 사업체 및 종사자수, 지역 및 업종별 분포, 생멸현황, 매출액 등 자영업자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