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업체 LX세미콘이 일본 법인을 신설하며 글로벌 거점을 넓히고 있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용 반도체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데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생태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다양한 TV 제조사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자동차용 반도체와 소재 등 신규 사업을 위해서도 일본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기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최근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진출의 가장 주된 이유는 소니와 파나소닉·JVC 등 현지 TV 제조사들이 잇따라 OLED TV 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LX세미콘 매출의 87.8%는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에서 나온다. 현재 OLED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데 올 5월 계열 분리 전까지 같은 그룹사였던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에 구동 반도체를 꾸준히 공급해왔다. 현재 OLED TV를 출시 중인 제조사는 20곳인데 프리미엄 TV 시장 경쟁을 위해 내년에도 수 개의 업체가 추가로 제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LX세미콘 역시 더 다양한 고객사에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점차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TV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며 “OLED TV용 구동 반도체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화질을 높여주는 패널 보상 기술이 핵심이므로 경쟁력을 보유한 LX세미콘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X세미콘의 신사업도 일본과 밀접하다. LX세미콘은 차량용에 쓰일 수 있는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LX세미콘은 지난달 차량에 들어가는 방열(열을 밖으로 방출) 소재를 만드는 일본 ‘FJ 컴포지트 머티리얼스’의 지분 약 30%와 관련 유무형 자산도 LG화학으로부터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