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3,000만배럴 방출했지만 2주만 급등…비축유 방출만으로 유가 못 잡는다

"비축유 아닌 OPEC이 원유시장 결정"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미국이 한국 등과 함께 비축유를 방출해 유가를 안정화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조치가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00년 약 3,000만배럴 상당의 비축유를 방출했던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9월 유가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배럴당 37달러를 넘어서자, 클린턴 대통령은 3,000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다. 통신은 이 같은 조치로 유가가 약 일주일만에 30달러를 약간 웃도는 선에서 거래됐지만, 2주 뒤 다시 36달러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비축유 방출이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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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당시 원유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한 것은 비축유가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행보와 겨울철 난방 연료에 대한 우려였다고 설명했다. 2000년 10월 OPEC이 생산량을 1979년 이후 최대치로 늘리고 미국의 난방유 생산이 급증하자,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결국 그해 12월 26달러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를 마감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조 바이든 행정부의 비축유 방출이 현재의 유가 상승세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비축유 5,000만 배럴을 풀겠다며, 한국과 영국, 인도, 중국, 일본 등이 비축유 방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도 이날 유가는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T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1.75달러) 오른 78.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실상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증산이 없는 한 유가 안정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을 단행한 OPEC+는 지난 8월부터 감산 규모를 줄이며 증산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증산 규모가 늘어난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며, 증산 규모를 늘릴 것을 요구해오고 있다. 통신은 "비축유 방출 발표 전 유가를 낮추려는 바이든의 노력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시장은 OPEC의 반응에 더욱 집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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