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살인청부 사이트죠?"…‘전 남편 처리’ 의뢰 했다가 감옥간 美여성

美 가짜 킬러 사이트 '렌터히트맨'…살인청부 의뢰 수백건

전남편 살인 의뢰한 50대 여성, 징역 9년형

미국에서 가짜 살인 청부 사이트에 속아 살인을 의뢰한 청부인이 16년간 수백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미국에서 가짜 살인 청부 사이트에 속아 살인을 의뢰한 청부인이 16년간 수백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가짜 살인 청부 사이트에 속아 살인을 의뢰한 청부인이 16년간 수백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가짜 살인 청부 사이트 ‘렌터히트맨’에 얽힌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 남동부에 거주하는 웬디 웨인(52)은 우연히 렌터히트맨 사이트를 발견했다. 이 사이트는 ‘고객의 문제를 맞춤형으로 해결해 준다’는 문구를 내건 살인 청부업자의 사이트처럼 보였다.

사이트는 1964년에 제정된 '히트맨정보보호법'(HIPPA)에 따라 고객의 비밀도 확실히 보장해 준다고 광고했고, 심지어 이 사이트를 이용한 고객들의 이용 후기도 남아 있었다. 사이트에는 전국에 1만7,985명의 현장 요원이 있어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정확히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적혀있었다.



웨인은 이 사이트에 전 남편의 살인을 의뢰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7월 미시간 남동부의 한 카페에서 '현장요원'과 만났다. 웨인은 착수금으로 200달러를 건넸고, 일을 끝내면 5,000 달러를 더 주기로 했다. 또 전 남편의 집과 직장 주소를 알려주고 출퇴근 시간까지도 말해줬다. 하지만 이 현장요원은 사실 경찰이었고, 사이트 역시 가짜였다. 웨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살인 모의 혐의로 지난 1월 법원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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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히트맨에 나오는 가짜 고객평. /연합뉴스렌터히트맨에 나오는 가짜 고객평. /연합뉴스


킬러 에이전트인 '구이도 파넬리'가 운영자라고 나오는 해당 사이트는 실제로 북 캘리포니아에 사는 네트워크 보안전문가인 밥 이네스(54)라는 남성이 2005년 만든 것이었다. 사이트 이름이 '렌터히트맨'인 것은 인터넷 보안전문가인 자신을 고용하면 의뢰인의 사이트를 공격(Hit)해 보안성을 점검해 주고, 사이트 홍보도 잘해서 흥행(Hit)도 시켜준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의 사업은 잘 풀리지 않았고, 사이트는 사실상 방치됐다. 몇 년 후 이네스는 우연히 이 사이트와 연계된 이메일 300여통을 확인하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상당수가 '히트맨'을 킬러로 생각해 살인 의뢰와 관련한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그중 영국 출신으로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인 헬렌이란 여성은 아버지 유산을 뺏으려는 3명의 가족을 살해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헬렌은 이네스가 편지를 확인한 날에만 2번 더 편지를 보내며 자신의 '타깃'에 대한 주소 등 자세한 정보까지 제공했다. 결국 이네스는 경찰인 자신의 친구에게 이 사실을 말했고, 친구는 캐나다 경찰에 연락해 헬렌을 체포했다.

이네스는 2005년 웹사이트 개설 이래 650~700명이 자신에게 연락해 왔으며 약 400명은 실제 의뢰서를 작성했다고 WP에 전했다. 그는 이 사이트로 여러 번 언론에 노출됐고 지난해에는 롤링스톤스지에도 나왔지만, 여전히 의뢰서가 들어와 정기적으로 경찰에 명단을 넘긴다고 말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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