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 위기에도 '헝다차'는 살린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전기자동차 사업 자회사인 헝다자동차에 대규모 증자를 단행했다. 자금난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고 있지만 향후 주력 사업으로 삼겠다고 밝힌 전기차 분야만은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6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헝다차는 9억 8,500만 달러(약 1조 1,750억 원) 규모의 증자에 성공했다. 최근 헝다차는 자사주 지분 9%를 3억 4,700만 달러(약 4,100억 원)에 매각하고 신에너지차 연구와 생산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헝다가 디폴트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번 증자로 향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삼으려는 헝다차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해석했다. 모기업인 헝다가 휘청이자 헝다차 역시 협력 업체에 대한 대금 납부가 밀리거나 직원들의 임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어왔다.

그룹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헝다차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쉬자인 헝다 회장은 지난 22일 부동산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사업을 중점으로 삼아 회사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류융줘 헝다차 총재도 지난달 11일 내년 초부터 톈진 공장에서 전기차를 출하할 것이라며 첫 모델은 헝츠5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쉬 회장은 2019년 20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의 자본금으로 헝다차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아직 양산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편 헝다 최대주주인 쉬 회장은 보유한 회사 지분 9%를 매각해 약 4,100억 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현재 2조 위안(약 370조 원)에 달하는 부채 가운데 일부나마 갚겠다며 사재를 털어 돈을 확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