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1조 5,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수소터빈,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1조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실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관 증권사가 전량 인수한다.
이번 자금 확보로 두산중공업은 신성장 사업 투자 속도를 높인다. 수소터빈·해상풍력·SMR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를 적시에 진행해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만큼 관련 발주 물량을 최대한 수주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포석이다.
투자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오는 2026년까지 수소터빈 분야에 약 3,000억 원, 해상풍력 분야에 약 2,000억 원을 투입한다. SMR, 청정수소 생산 및 공급, 연료전지, 수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4차 산업인 3차원(3D) 프린팅, 디지털, 자원 재순환 등의 사업화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수소 사업 역량 결집을 위해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박정원(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주문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 중 7,000억 원은 금융권 채무 상환 자금으로 쓰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6월 국책은행에서 3조 원을 수혈받은 후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상환했다. 두산중공업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잔액은 9,470억 원 규모다. 앞서 2,5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한 두산건설 매각 대금이 입금되고 이번 유상증자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두산중공업은 차입금 대부분을 늦어도 내년 초에는 모두 갚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견인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며 “재무구조도 개선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