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청년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윤 후보는 후보 직속으로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를 발족하며 2030 청년 표심 잡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에서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대통령실부터 모든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며 “청년 보좌역을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고 필요한 정보도 공유하며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런 방안을 ‘토론 배틀’로 선발된 당 대변인단과의 차담회에서 제안 받고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임승호·신인규 대변인단이 선대위 구성 과정을 두고 “신선한 엔진이 꺼져 가는 느낌” “선거는 다 이긴 듯한 모습”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가진 만남이다. 윤 후보는 이들에게 선대위에 청년 보좌역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듣고 한 발 더 나아가 차기 정부에도 보좌역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젊은 사람들이 선대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년 정책이 붕 떠 있는 정책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정책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후보 직속 싱크탱크인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를 발족하고 10명의 위원을 공개했다. 위원장은 윤 후보가 맡는다. 위원들은 비정치인들 출신으로 채웠다. 부위원장은 김재훈(37) 식탁이 있는삶 대표, 김원재(29) 유엔사무총장 기술특사실 디지털정책보좌관이 맡았다. 사할린 강제 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인 스트류커바 디나(30) 씨, 힙합 페스티벌 제작사 ‘컬쳐띵크’ 창업자 김진겸(30) 씨도 위원으로 참여했다. 청년위는 위원들의 사회문제 인식을 정책 어젠다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선대위 청년본부는 조직과 실무를 관장하며 청년위 아이디어 정책화를 맡는다.
윤 후보가 청년 조직 가동을 시작하면서 청년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온라인 캠페인 ‘민지야 부탁해’를 벌이고 양성평등가족부 신설 등을 담은 청년공약을 발표했으나 청년의 마음을 사는 데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후보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을 뚜벅뚜벅 하면 청년들이 나의 미래에 가장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가 잘 판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첫 지역 행보로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충청 지역을 방문한다. 29일 세종·대전, 30일 충북, 12월 1일 충남을 찾는 일정이다. 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첫 지역 민심 행보다.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의 민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또 부친 고향이 공주여서 충청대망론을 받는 윤 후보가 선거운동 초반부터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