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데뷔하고, 4년 전 미국 무대에 데뷔한 시점부터 뭔가 어느 하나 쉽게 이뤄진 게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장벽들을 우리의 노력으로 넘어왔는데요. 앞으로도 어떤 장벽이 있어도 우리의 노력으로 도전하고 이겨낼 거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방탄소년단 슈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만의 오프라인 공연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작하며 그래미 어워즈,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 등에서 거둔 성과에 대한 여러 소회를 드러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 대해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느낌”(지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미 어워즈에 2년 연속 노미네이트된 데 대해서는 도전할 게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한다며 아쉬움과 의욕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BTS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 콘서트 이틀째인 28일(이하 현지시간) 공연장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리더인 RM은 “최근 AMA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받았고 그래미에도 노미네이트되는 등 아티스트로서 큰 의미가 있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해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한국에서 시작한 아티스트로서 우리가 가진 정체성, 언어의 한계점 등 보이지 않는 벽이 아직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BTS는 올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AMA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를 아시아 가수 중 처음으로 받았다. 9월엔 대통령 특사로 임명돼 유엔 총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하기도 했다. 제이홉은 “한 세대의 목소리가 돼 대변하는 게 낯간지럽고 부담스럽다”면서도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공유해서 좋았을 뿐이지만, 그것 역시 BTS가 가진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미어워즈에서도 히트곡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2년 연속으로 올랐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슈가는 이에 대해 “글쎄요. 당연히 쉽지 않다”며 “아직 우리에게 뛰어넘을 장벽이 있고 도전할 게 있다는데 감사한다”고 답했다. 진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두 번 찍어서 넘어가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새로운 도전으로 여기고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BTS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 불거진 아시안 혐오에 대해서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RM은 “비록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우리 역시 걸어온 길에서 장벽들을 느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며 “저희의 음악과 받는 상들이 외국의 아시안들에게 힘이 됐다는 게 영광”이라고 말했다.
2년 만에 관객을 만난 소감이 궁금했다. 지민은 “생각보다 2년이 길게 느껴졌다. 준비하면서 많이 긴장되고 무서웠다”며 “팬들과 만났을 때 어떤 표정,어떤 제스처,무슨 말을 해야 하고 어떻게 감정을 전달해야 하나 걱정이 많아, 막상 마주했을 때 즐기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정국은 “AMA 시상식이나 콘서트에서나 아미(ARMY·BTS의 팬덤)의 함성소리가 갖는 가치는 똑같다”며 “덕분에 우리도 설레고, 좋은 무대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그간의 성공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기도 했다. RM은 “성공을 100%라 하면 50%는 아미, 멤버 7명이 각자 5%, 나머지 15%는 하이브와 빅히트뮤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만든 성공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면 겸손을 유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