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명품' 오프 화이트의 창업주인 버질 아블로가 28일(현지 시간) 희귀 암으로 별세하자 그가 디자인한 한정판 운동화 리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루이비통 최초 흑인 수석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가진 아블로의 유작을 간직하려는 수요가 급증한 여파로 풀이된다.
29일 리셀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오프 화이트가 2017년 나이키와 협업해 출시한 '조던1X 오프화이트 시카고(285)'는 이날 한 켤레당 1,1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7일(670만 원)보다 약 50% 가량 뛴 가격이다. 발매가(22만 7,000원)보다는 무려 50배나 높다. 일부 스니커즈 커뮤니티에는 현재 호가가 1,200만~1,500만 원까지 형성된 상황이다.
이 운동화는 오프 화이트의 수장인 아블로가 나이키의 상징적인 10가지 제품을 재해석해 발매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매장인 '브그즈트랩' 2호점에 전시돼있다. 또다른 협업 운동화인 '나이키 x 오프화이트 프레스토 OG 더 텐'도 이날에만 총 5건의 거래가 체결되면서 신고가(350만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7일(220 만원)보다 60% 뛴 금액이다.
미국 이베이 등 경매 사이트에서도 오프 화이트의 한정판 운동화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프 화이트는 나이키가 가장 최근까지 컬래버 운동화를 활발하게 발매하던 브랜드"라며 "아블로가 루이비통의 최초 흑인 수석디자이너라는 점에서 차액을 노린 거래가 아닌, 소장용으로 간직하기 위해 웃돈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 이민 1세대인 아블로는 제봉사였던 어머니에게 바느질을 배웠을 뿐 패션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아블로는 인종의 벽을 넘어 2018년 흑인 중 처음으로 루이비통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에 등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같은 해에는 타임(TIM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에 등장한 오프 화이트의 창업주로 잘 알려져있다. 나이키·컨버스 등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이케아, 바이레도, 모엣샹동 등 경계를 넘나드는 컬래버 작품을 선보이면서 MZ세대의 '신명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월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소속 브랜드로 편입됐다.